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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싸움 기대했는데…무의미한 용병 기용 방식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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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싸움 기대했는데…무의미한 용병 기용 방식 변화

입력
2017.01.1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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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SK의 데리코 화이트(가운데)와 제임스 싱글턴. KBL 제공
서울 SK의 데리코 화이트(가운데)와 제임스 싱글턴. KBL 제공

지난 시즌부터 적용된 프로농구의 제도적 변화 중 하나는 라운드별로 달라진 외국인선수 기용 방식이다.

3라운드까지는 팀별로 2, 3쿼터에 외국인선수 2명을 동시에 출전시킬 수 있고 1, 4쿼터는 외국인 선수를 1명씩 기용하게 돼 있다. 그런데 4라운드부터는 1~3쿼터 가운데 외국인선수 2명을 동시에 기용할 2개 쿼터를 벤치에서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4쿼터는 기존 방식대로 외국인선수는 1명만 뛸 수 있다. 즉 외국인선수 2명이 동시에 뛰는 쿼터를 1-2쿼터로 해도 되고, 1-3쿼터 또는 2-3쿼터로 조합을 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KBL(한국농구연맹)이 이처럼 용병 기용 방식에 변화를 준 이유는 재미를 위해서다. 감독들로 하여금 상대 팀의 외국인선수 2명이 함께 뛰는 쿼터를 예측해 그와 엇갈리는 쿼터에 외국인선수 2명을 기용, 매치업에 우위를 갖도록 하는 ‘머리싸움’이 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4라운드 뚜껑을 열자 ‘김빠진’ 제도가 되고 있다.

11일까지 치러진 4라운드 7경기에서 1쿼터에 용병을 투입한 팀은 전무하다. 사령탑들은 약속이나 한 듯 기존 3라운드까지와 똑같이 2, 3쿼터에만 외국인선수를 기용하고 있는 것. 모험보다는 안전을 택한다는 뜻이다. 자칫 1쿼터에 용병 2명을 올인 해 오버 페이스로 경기를 그르칠 경우 비난은 고스란히 감독이 떠안게 된다. 또 몸이 풀리지 않은 경기 초반보다 후반에 더 많은 점수를 쌓을 확률도 높다. 1쿼터에 외국인선수 2명을 투입하면 나머지 국내 선수 3명도 상대적으로 몸이 덜 풀린 상태다. 어느 정도 경기 감각이 올라왔을 때 국내선수와 외국인선수의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감독들의 판단이다.

김승기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은 지난 4일 고양 오리온과 원정 경기를 앞두고 “팀들이 대부분 2, 3쿼터에 외국인 선수 2명을 동시에 내보내는 현행 방식을 고수할 것”이라며 “1쿼터부터 외국인 선수 2명을 한꺼번에 내보내 승부를 보겠다는 팀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예상했다.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도 “국내 선수가 좋은 팀들은 웬만하면 2, 3라운드에 쓸 것이다. 우리도 4라운드에 기존처럼 똑같이 간다. 1~4쿼터를 두고 쓰라고 하면 당연히 4쿼터에 모두 두 명을 넣겠지만 1~3쿼터라면 2, 3쿼터로 간다”고 말했다.

4라운드 이후라는 점도 오히려 몸을 움츠러들게 한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한 농구관계자는 “1승이 중요한 시점이라 더욱 안정적인 용병술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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