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관리에 돈 건네려 한 혐의
潘 전 총장 연루 여부 적시 안돼
반기문(72) 전 유엔 사무총장의 동생 반기상(71)씨와 조카 반주현(38)씨 부자가 미국 뉴욕남부연방검찰에 의해 뇌물죄로 기소된 사실이 10일 공개됐다. 미 검찰이 반 전 총장의 귀국을 하루 앞두고 공소장을 공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공소장에 따르면 반씨 부자는 2014년 베트남 소재 경남기업 빌딩인 '랜드마크72' 매각 과정에서 중동 국가 관리에게 50만달러를 건네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 검찰은 돈 전달 과정에 개입된 재미교포 우모씨도 이날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체포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돈은 중동 관리의 ‘대리인’을 자처한 미국인 말콤 해리스에게 건네졌으나, 배달사고가 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경영위기에 처한 경남기업의 성완종 전 회장은 고문이던 반기상씨를 통해 주현씨가 이사로 있는 미 부동산투자사 콜리어스와 매각대리 계약을 맺고, 500만달러의 수수료를 약속했다. 주현씨는 당시 카타르 국부펀드의 랜드마크72 인수가 임박한 것처럼 경남기업과 투자자들을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방송은 “반씨 부자가 중동 관리를 설득하기 위해 가족의 유명세(반기문 전 총장)를 이용했다”고 보도했다.
반 전 총장이 사건에 연루됐는지 여부는 공소장에 적시되지 않았다. 다만, 재판과정에서 의혹이 공개될 경우 국내 정치권에 미칠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과 카타르 국왕은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빌딩 매각에 실패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경남기업은 작년 10월 주현씨를 상대로 서류위조 등의 책임을 물어 59만달러의 배상 판결을 받아냈으며, 성 전 회장은 2015년 목숨을 끊었다. 주현씨는 보석 상태이며, 반기상씨는 체포되지 않았다.
정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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