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8%로 청년실업률 2년째 최악
전체 실업자도 100만명 첫 돌파
지난해 국내 실업자수가 통계 작성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실업자 통계가 바뀐 2000년 이후 실업자가 100만명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간 취업자 증가폭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30만명 밑으로 하락하며, 청년(15~29세) 실업률도 2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일본 등의 고용지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며 ‘완전고용’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다.
11일 통계청의 ‘2016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8%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15년의 9.2%를 1년 만에 갱신한 것이다.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2012년 7.5%, 2013년 8.0%, 2014년 9.0%로 꾸준히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는 20대의 실업률이 9.1%에서 9.8%로 크게 뛰었다. 40대(2.3→2.1%)와 50대(2.4→2.3%)의 실업률이 2015년보다 하락한 것과는 완연히 다른 움직임이다. 전체 실업자 수(101만2,000명)도 20대(36만8,000명→40만8,000명)와 60대(9만5,000명→10만6,000명)를 중심으로 급증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청년 고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한국과 달리 최근 일본은 최저실업률이 47개월째 이어지는 등 완전고용 상황이다. 구직자가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취업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일본의 15~24세 청년실업률은 2010년 8.9%에서 2015년 5.6%로 급감했다. 구직자 1명당 구인 건수를 나타내는 유효구인배율도 지난해 1.41배(높을수록 구직자수보다 구인자수가 더 많아짐을 의미)를 기록하며 1991년 7월 이후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를 회복하며 최근 기준금리까지 올리고 있는 미국도 15~24세 청년실업률이 2010년 18.4%에서 2015년 11.6%까지 떨어졌다. 최근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국내외 글로벌 회사들을 대상으로 미국에 공장을 짓도록 유도하고 있어 고용시장 개선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15~24세 청년실업률은 9.8%에서 10.5%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일본의 고용시장 개선 배경으로 경기회복과 인구구조 변화를 꼽았다. 강준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의 경우 청년층 인구가 급속히 감소하면서 노동력 공급은 줄어든 반면 경제가 회복되며 기업들의 채용 수요는 많아졌다”며 “미국도 되살아난 경제가 청년층의 취업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대내ㆍ외 경기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있고 올해와 내년 경기전망도 어두워 고용시장이 앞으로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잖다. 실제로 기획재정부는 이날 고용동향 발표 직후 배포한 분석 자료에서 “올해 1분기에는 경제심리 위축, 구조조정 영향 확대, 내수둔화 등으로 고용여건이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고용 위축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내수 경기에 직결된다는 점도 걱정이다.
강 연구위원은 “기업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한동안 경기불황이 지속될 것이고 올해부터 시작되는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소비위축, 성장률 둔화, 기업의 채용 감소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정근 건국대 교수는 “과감한 구조개혁과 신성장 동력 창출로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동시에 역량 있는 노동력을 길러내야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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