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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마지막 직장’ 아파트 경비원… “입주민 갑질 가슴에 묻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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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마지막 직장’ 아파트 경비원… “입주민 갑질 가슴에 묻고 산다”

입력
2017.01.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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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정규직지원센터 설문조사

29.7% “부당 대우 받아도 참는다”

21% “주민과 갈등 스트레스”호소

24시간 근무에 최저 임금 수준

광주광역시청사 전경
광주광역시청사 전경

우리 시대 아버지들의 ‘마지막 직장’으로 불리는 아파트 경비원. 가족들을 위해 묵묵히 일을 하지만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고용 불안 등 열악한 처우는 꼬리표처럼 붙어 다닌다. 그래서일까. 광주지역 아파트 경비원들은 “입주민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가슴 속에 묻고 산다”거나,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가 지난해 11월 22일부터 12월 19일까지 광주지역 아파트 경비원 212명을 상대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입주민들의 부당 대우 등 인권침해 행태는 예상대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경비 근무를 하면서 입주민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느냐는 조사에서 응답자의 29.7%가 ‘그렇다’고 답했고, 이 중 68%가 ‘월 5회 미만’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했다. 입주민들과 갈등이 발생하는 이유로는 주차관리(33.8%), 택배관리(27%), 입주민의 음주ㆍ폭언(15.3%), 청소(10.4%), 아이들 소음(7.7%) 순이었다.

경비원들은 이 같은 부당한 대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스트레스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입주민들의 부당 대우에 대처하는 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90%가 ‘그냥 참는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21%는 ‘주민과의 갈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국가인권위원회나 관계 기관에 구제신청을 한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경비원들이 입주민과의 갈등이 해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스트레스와 갈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4시간 격일제로 일하는 경비원들의 임금은 최저 임금 수준에 맞춰져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경비원들의 월 평균 임금(실수령액 기준)은 141만1,070원으로, 희망임금(175만1,183원)보다 34만 정도 적었다. 경비노동자의 경우 ‘감시단속적 업무’로 정부 승인을 받으면

근로시간 및 휴일·휴게 규정을 적용 받지 않아 주 40시간 초과 노동을 해도 연장수당이 없는 탓이다. 이는 올해 최저 시급(6,470원)을 기준으로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하는 근로자의 한 달 임금 135만2,230원과 비슷하다.

그런데도 경비원들은 올해 최저 임금이 인상된 데 대해 되레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올해 최저 임금 인상으로 예상되는 변화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19%가 ‘휴게시간이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고, 5.3%는 ‘인력감축’ 2.1%는 ‘휴게시간 감소와 인력감축’을 얘기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자신들의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셈이었다.

경비원들은 자신들의 업무에 대한 만족도도 그리 높지 않았다. 응답자의 49.5%가 ‘그저 그렇다’고 답한 데 반해 ‘만족한다’는 답변은 32.9%에 그쳤다. ‘만족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11%였다.

비정규직지원센터 관계자는 “아파트 경비근로자들의 근로조건 개선과 인권이 보호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입주자대표회의가 근로자를 파견이 아닌 직접 고용 방식의 자치관리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며 “각종 법 제도 개정과 입주민들의 의식 개선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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