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최재석씨는 자신의 아버지인 최태민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비자금 등을 노린 계모 임선이씨 등으로부터 독살됐을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최씨는 “아버지가 김영삼 후보의 대통령 당선 후 R호텔 사우나에서 나한테 ‘아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건 무리인 것 같다. (박근혜에게) 이 돈 돌려드려야겠다’고 했는데 그리고 나서 타살 당하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계모인) 임선이가 죽인 걸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중국에 있던 최씨는 간혹 전화 통화를 하던 아버지가 1994년 4월 초 이후 연락이 끊기면서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고 했다. ‘출타 중’이라는 계모 말을 믿을 수 없어 2개월 후 최씨가 귀국했지만 그때는 이미 아버지가 ‘암매장’된 후였다고 했다. 임선이씨와 딸 최순실씨는 당시 언론을 통해 최태민씨가 강남세브란스 병원에 장기 입원한 후 퇴원, 1994년 5월 1일 오전 집에서 협심증으로 숨졌다는 취지로 인터뷰를 했다. 최씨는 “당시 박근혜씨 집으로도 갔는데 그 양반(박근혜)도 사망 사실을 모르고 아버지를 찾고 계셨다”고 말했다.
최씨는 사망신고서 작성 및 이후 과정에도 많은 의혹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망신고서를 발급한 것으로 돼 있는 강남세브란스 측으로부터 “우리는 출장을 가 사망신고서를 끊는 경우는 없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최씨는 사망신고서 발급과정을 추적하던 중에 “J기업 회장이 ‘(최태민씨는) 4월 18일에 돌아가셨고 이미 매장이 됐다. 깡패들이 와서 했다’는 증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계모에게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경위를 추궁했으나 거꾸로 협박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집에 들어가서 아버지 죽음을 인정 못하겠다고 했더니 깡패들이 찾아왔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오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최씨는 모든 유산을 포기하며 아버지의 매장 사실에 대해 발설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썼다고 한다.
최씨는 아버지가 자주 맞았던 영양제 주사 속에 독약이 주입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었다. 최씨는 “아버지가 알부민이라는 영양주사를 많이 맞았다”며 “링거로 맞았는데 아버지가 잠들었을 때 거기 뭐 넣으면 바로 죽는 거 아니겠냐”고 말했다.
지난 10일 특검 사무실을 방문한 최씨는 아버지 최태민씨의 사망 직전 병원입원기록, 4월 18일에 사망했다는 취지의 진술이 담긴 증인들의 녹취록, 세브란스 담당 의사 인터뷰 녹취록 등 제출하고 최태민씨 타살 의혹에 대한 재수사를 의뢰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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