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명기했지만 미완성 평가
SLBMㆍ무수단ㆍ스커드-ER 등
새로운 핵 타격수단 대거 포함
육군 8만명ㆍ전략군 1만명 늘어
국방부가 11일 공개한 ‘2016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처음 명기했으나 미 본토 타격 능력에 대해선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단계”라며 미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했지만, 우리 군 당국은 북한 ICBM의 기술력을 미완성으로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집권 기간 핵ㆍ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주력해왔던 만큼, 2014년 백서에 비해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은 10kg이나 늘었고 잠수함탄도미사일(SLBM)과 무수단, 스커드ER 등 새로운 핵 타격 수단이 대거 등장했다.
국방부는 이번 국방백서에서 “북한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미사일 개발을 위해 2012년 이후 ICBM급의 KN-08을 3차례, KN-14(개량형)을 1차례 대외에 공개했다”고 기술했다. 국방부는 다만 2014년 백서에서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한 대목은 삭제해 미 본토 타격 능력에 대한 평가는 오히려 낮췄다. 국방부 당국자는 “무수단 미사일 발사가 최근 거듭 실패했고 ICBM 시험발사도 아직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북한의 핵타격 수단과 핵물질 생산 등 핵개발 능력은 최근 2년 간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은 기존 추정량인 40kg에서 10kg 늘어난 50kg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핵무기 1개를 만드는 데 필요한 플루토늄이 4~6kg임을 고려하면 최대 12개 가량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에 대해서도“상당한 수준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기술했다.
SLBM도 처음으로 포함됐다. 백서는“북한은 시험발사를 4차례 공개하는 등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며 “잠수함 작전능력 구비를 위해 국가적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기존 스커드 미사일 보다 사거리가 늘어난 스커드ER(사거리 1,000km) 배치도 처음 명기했다. 한미는 지난해 9월 8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노동미사일 개량형으로 판단했으나 최종 분석을 통해 스커드-ER로 평가한 바 있다. 북한군 병력의 경우 육군 8만명과 전략군 1만명이 각각 늘고, 공군은 1만명이 줄어 전체 병력은 8만여명이 증가한 128만여명으로 추산됐다.
한중 군사교류에 대한 군 당국의 의지가 약화된 점도 눈에 띈다. 백서는 “한중 양국은 성숙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에 부응하도록 국방 교류협력을 지속함으로써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와 안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기술했다. 2년 전 백서에서 중국과의 국방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함으로써”라고 기술했던 데서‘확대’표현을 뺀 것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결정 이후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한중 간 갈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공개한 백서에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이 없고 이름도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박 대통령을 사진 2장을 수록해 발간키로 했다. 국회 탄핵안 가결로 직무 정지된 박 대통령이 국방백서 기술에서도 배제된 게 아니냐는 시선을 의식한 조치다. 2년전 백서에선 박 대통령 사진이 3장 실리고 22차례 언급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닌데, 오해를 살 여지가 있어 박 대통령 사진을 추가해 최종본을 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m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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