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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 “청와대 관심사안… 울며 겨자 먹기로 돈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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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 “청와대 관심사안… 울며 겨자 먹기로 돈 내”

입력
2017.01.1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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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최순실 공판에서 대기업 진술조서 공개

“경제수석 지시 아니었다면 그렇게 못 움직여”

지난달 24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된 최순실씨의 모습. 신상순 선임기자
지난달 24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된 최순실씨의 모습. 신상순 선임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11일 열린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 2차 공판에서 검찰은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대기업 임원들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삼성그룹 김모 전무는 “우리가 재단 설립을 주도하거나 자발적으로 한 게 아니라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청와대로부터 지시 받은 돈만 내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청와대 경제수석 지시라는 게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다. VIP(박근혜 대통령) 관심사항이라는 걸 보고 드렸기 때문에 모두 빨리 추진하라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VIP가 ‘재단 설립이 왜 이리 더디냐’고 나무랐다는 이야기를 전경련 인사에게 들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LG유플러스 이모 부사장도 검찰에서 “경제수석이 아니라 다른 청와대 수석이 이야기했다면 대기업이 이 정도까지 움직이지 못한다”고 밝혔다. SK그룹 박모 전무도 “청와대가 관심을 갖고 하는 일에 출연하지 않거나 반대하면 향후 불이익을 받을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KT그룹도 “청와대 관심 사업이고 다른 기업이 참가하는데 어떻게 KT만 반대하느냐. 전경련의 독촉이 너무 심했다”며 어쩔 수 없이 돈을 냈다고 말했다.

검찰은 “대기업들은 기업이 당면한 현안을 고려해 청와대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걸 두려워해 어쩔 수 없이 출연했다”고 강조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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