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반성’ 대토론회 열었지만
친박계 고성 항의로 파열음까지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친박 핵심인 정갑윤 이정현 의원의 탈당계 반려 방침을 밝혔다가 사실상 철회했다. 이날 당 쇄신을 위한 ‘반성’ 토론회는 친박계 참석자들의 반발로 고성이 오가는 등 당내 분열상이 또다시 연출됐다.
인 위원장은 11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당 지도부와 소속 국회의원, 상임전국위원, 원외 당협위원장, 사무처 당직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반성ㆍ다짐ㆍ화합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 마무리 발언에서 인 위원장은 “이정현 전 대표는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고, 정갑윤 의원도 어려운 결정을 해 모범을 보였다. 호남 유권자들을 존중하고, 귀한 뜻을 생각해서 수리하지 않고 돌려드리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조경태 인재영입위원장은 인 위원장의 발언이 끝나기도 전에 손을 들고 “당이 개혁의 길로 가고 국민적 사랑을 받기 위해서라도 조금 아픈 부위가 있어도 도려내는 자기 개혁과 혁신이 있어야 한다”고 재고를 요청했다. 김문수 비대위원도 “논란이 될 소지가 있다. 적어도 인사 문제는 공개석상에서 바로 발표하는 것보다는 한 번 걸러 달라”며 힘을 보탰다. 앞서 인 위원장이 서청원ㆍ최경환 의원 등 일부만 탈당시키고 다른 의원들의 탈당 의사는 없던 일로 할 것이란 ‘위장 탈당설’이 불거진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인 위원장은 “비대위에서 한 번 더 논의해 그 결정에 따르겠다”고 10여분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이날 행사에는 당 소속 의원 50여명이 참석했지만, 인 위원장과 갈등을 빚고 있는 친박 핵심들은 대거 불참해 반쪽 짜리 행사가 됐다. 인 위원장은 정치평론가 고성국씨와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한 토론회에서 친박계 이세창 상임전국위원이 “선출된 지도자들을 길거리의 쓰레기 버리듯 처신하는 것은 성직자로서 자세가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이자, “상임전국위에는 왜 안 나왔나. 나와서 그 말씀을 했어야지”라고 맞고함을 쳤다. 이 위원은 수차례 야유 속에서 원고를 계속 읽어나갔고, 중간에 “속된 말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고성을 지르다 주최 측이 마이크를 끄기도 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친박 핵심 홍문종ㆍ유기준 의원도 작심하고 공개 반격에 나섰다.
한편 이용원 전 새누리당 청년위원장은 인 위원장이 지난 1일 전화통화에서 “청년들이 성명서를 하나 좀 내달라. 필요하면 시위도 하고, 당사도 점령해야 된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김청환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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