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혁이 데뷔 21년 만에 처음으로 묵직한 카리스마를 지닌 형사 역할에 도전한다.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김홍선 PD와 배우 장혁 이하나 백성현 예성 손은서가 참석한 가운데 OCN 드라마 ‘보이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보이스’는 흉포한 범죄 현장에서 ‘골든타임’을 사수하려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치열한 기록을 담아낸 드라마다. 강력계 형사 출신 무진혁(장혁)과 절대 청각을 가진 112 신고센터 대원 강권주(이하나)가 자신들의 가족을 죽인 연쇄 살인마를 추적하는 과정을 그렸다. 소리를 단서로 사건을 추적해나가는 ‘보이스 프로파일러’를 등장시키며 ‘소리 추격 스릴러’라는 새로운 장르를 내세운 점이 이색적이다. '보이스'는 14일 밤 10시 첫 전파를 타며 매주 토, 일 방송된다.
그간 현대극과 사극을 넘나들며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던 장혁은 처음으로 형사 역을 맡게 되었다. 그가 연기하는 무진혁은 동물적 감각을 자랑하며 스타 형사로 활약했지만, 괴한에게 부인을 잃은 뒤 피폐한 삶을 살다가 지구대 경사로 전락해버린 인물이다. 장혁은 이번 작품의 독특한 형사 캐릭터에 끌려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강조한다. 그는 “소리가 남들보다 민감하게 들리는 형사를 어떻게 현실 사건들과 연계해서 설득력 있게 보여줄까 하는 호기심이 있었다”며 “특이했던 점은 보통 형사가 사후에 범인을 검거하고 증거를 통해 범인을 잡는 역할인데, 이번 112 신고센터 골든타임팀은 사건을 사전에 예방해야 하니 구조 쪽에 포커스를 맞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추노’, ‘아이리스2’ 등을 통해 강렬한 모습을 선보였던 장혁이 강력계 출신 형사 역할을 맡아 보여줄 액션 연기에 대한 기대도 크다. 드라마 홍보 영상에는 사건 용의자와 격한 몸싸움을 벌이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장혁의 열연이 돋보인다. 장혁은 “이번에는 액션을 통해 형사로서의 다부짐을 보여주려고 한다”며 “캐릭터의 성격이나 카메라 위치, 역량 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무술 감독, 카메라 감독과도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골든타임팀의 막내 대원으로 출연하게 된 그룹 슈퍼주니어의 예성은 “장혁 형의 SNS를 엿보게 되었는데, 형이 운동하시는 영상 등을 보고 ‘이분은 무술인 수준이구나’라고 깨닫게 됐다”며 “장혁 형의 무술을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OCN 주말드라마 ‘보이스’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손은서(왼쪽부터)과 이하나, 예성, 백성현, 장혁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재명 인턴기자
줄곧 남성적인 캐릭터를 맡다 보니 장혁의 성격을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가 고스란히 브라운관을 통해 전해진다고 생각하는 장혁은 동료 배우들과 편하게 호흡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장혁은 “사실 내 이미지가 같이 말을 섞거나 신호를 보내기 전엔 조금 다가오기 쉽지 않다고 하더라”며 “나는 정말 소탈하고 편한 사람이고, 만나면 재미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전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장혁의 후배 형사로 등장하는 배우 백성현은 “평소에는 솔직히 어려운 형님이셨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좋은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대화를 이끌어 주셔서 많이 편해졌고 좋아졌다”며 “대본 공부를 열심히 하시는 형님 덕분에 나 역시 형님과 대화하려면 그만큼 공부하게 되어서, ‘내가 이렇게 대본을 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하나는 무직혁과 적대적인 관계를 형성하다가 갈등을 풀고 함께 범죄 사건을 추적해나가는 든든한 조력자 강권주를 연기한다. 이하나는 “아직은 적대적인 관계이지만 (잔혹한 범죄 사건 때문에 가족을 잃은)같은 아픔을 가진 인물들이다 보니까 앞으로 분명히 ‘케미’도 생길 것이라고 본다”며 “제가 물이라면 장혁은 불이고, 역동적인 불과 정적인 물이 만났을 때의 조합이 좋아서 부담이 덜한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장혁 역시 상대역으로 이하나가 낙점되었을 때 누구보다 많은 호기심을 가지게 됐다며 이하나에 대한 칭찬을 이어갔다. 그는 “강권주 역할을 맡았을 때 예상되는 연기를 펼칠 배우들이 정말 많았던 것 같은데, 이하나는 이 역할을 어떻게 표현해낼 지 굉장히 호기심이 갔다”며 “이하나는 연기를 하며 어떻게 직구를 던질지, 변화구를 예상할 수 없었는데 그 상황에서 만들어지는 긴장감이 좋고 신선했다”고 치켜세웠다.
연출을 맡은 김홍선 PD는 “희생자와 112 센터 대원들이 휴대폰 같은 매체를 사이에 두고 서로 얼굴을 대면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리로 서로를 느끼고 공감한다”며 “통화를 통해서 상황을 인지하고 추적해가는 스릴러적인 재미가 포인트”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골든타임을 지켜야 하는 시스템의 부재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 골든타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 게 뜻 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유경 인턴기자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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