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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웅의 인기… ‘농구 대통령’을 넘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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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웅의 인기… ‘농구 대통령’을 넘어서다

입력
2017.01.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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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원주동부의 허웅이 7일 강원 원주에 자리한 구단 체육관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원주=김지섭기자
프로농구 원주동부의 허웅이 7일 강원 원주에 자리한 구단 체육관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원주=김지섭기자

‘영원한 오빠’ 이상민(45) 서울 삼성 감독은 현역 시절 최고 인기를 누렸다. 2001년부터 시작된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 무려 9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상민이 코트를 떠난 뒤에는 양동근(36ㆍ울산 모비스)이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이상민, 양동근의 바통은 허웅(24ㆍ원주 동부)이 이어받았다. 지난해와 올해 올스타전 최다 득표 영예를 안은 허웅은 역대 세 번째, 2년 연속 팬 투표 1위 자격으로 22일 부산에서 열리는 ‘별들의 잔치’에 참가한다. 이는 ‘농구 대통령’인 아버지 허재(52) 국가대표팀 감독도 이루지 못한 일이다.

허웅은 지난 7일 강원 원주의 구단 숙소 체육관에서 진행한 본보와 인터뷰에서 “지난해에도 (팬 투표)1위를 할지 몰랐는데 이번에도 최다 득표를 해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방법은 농구로 보여줄 수 있는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만) 감독님도 2년 연속 1위 소식에 놀랐다”면서 “원주에 즐길 거리가 많지 않아 팬들이 농구에 더 애착을 갖고 좋아해주신다”고 덧붙였다. 훈훈한 외모로 사랑을 독차지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주위에서 자꾸 그런 말을 하니까 인정해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허웅은 2006년 용산중 재학시절 정식으로 농구를 시작한 늦깎이 선수다. 대부분 선수들은 초등생 때부터 농구공을 잡는다. 2005년 허재 감독이 연수를 떠났던 미국에서 1년간 동생 허훈(22ㆍ연세대)과 농구를 즐기며 흥미를 가졌다. 시작은 늦었지만 발전 속도는 빨랐다. 역시 피는 못 속였다. 연세대 3학년 시절인 2014년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해 1라운드 5순위로 원주 동부 유니폼을 입은 허웅은 첫 해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2014~15시즌 41경기에 나가 평균 4.8점 1.5어시스트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신고식을 마쳤다. 그러나 2015~16시즌 팀의 중심으로 성장해 54경기 풀타임을 뛰며 평균 12.1점 2.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 때 비로소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허웅은 “프로 첫 시즌에 고려대와 정기전을 마치고 바로 합류했는데 전술이 많아 적응하기 힘들었다”며 “두 번째 시즌을 앞두고도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표팀에 다녀오느라 (팀 동료들과) 손발을 맞춰보지 못했다. 걱정이 컸지만 대표팀에서 외국 선수들과 부딪치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돌이켜봤다.

지난 시즌 활약을 발판 삼아 허웅은 2016년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 챌린지 대회에서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아버지가 지휘봉을 잡고 있는 데다가 동생까지 함께 부름을 받아 특별한 순간으로 기억이 남았다. 허웅은 “2016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대표팀 시절”이라며 “처음 대표팀에 뽑혔고, 동생하고 아버지도 같이 있어 좋았다”고 설명했다. 허재 3부자는 대표팀에 이어 지난해 11월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함께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허웅은 “평소에 서로 얘기할 기회가 없어 즐겁게 녹화했다”면서 “7시간 동안 방송을 하는데 어떻게 재미를 뽑아내야 할지 몰라 힘들었다. 그래도 출연한 5팀 중 시청률 3위로 선전했다”고 활짝 웃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했던 허재 감독 삼부자. MBC 제공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했던 허재 감독 삼부자. MBC 제공

허웅-허훈 형제는 곧 프로 팀에서 한솥밥을 먹거나 적으로 마주한다. 대학 최대어로 꼽히는 허훈은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한다. 둘은 같은 가드 포지션이지만 역할이 다르다. 허웅은 2번(슈팅가드), 허훈은 1번(포인트가드)을 맡는다. 1번이 약한 동부가 상위픽(선수 우선지명)을 잡는다면 허훈을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

허웅은 “항상 동생은 랭킹 1위 소리를 들었던 선수”라며 “언젠가는 같은 팀에서 뛰고 싶지만 지금은 동생이 다른 팀에 지명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인 때부터 형제가 같이 뛰면 욕도 더 많이 먹을 수 있고 부담스럽다. 대표팀에서도 이런 부분을 조금 느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허웅은 “작년 올스타전은 처음이라 눈치를 봤고, 얼떨떨한 나머지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올해에는 대학 3학년 때 올스타전에서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던 기억을 떠올려 자신 있고 화려한 기술을 팬들에게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원주=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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