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나 화이트(47) UFC대표가 10일(한국시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을 받은 할리우드 배우 메릴 스트립(67ㆍ미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스트립은 전날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7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세실 B. 드밀상(평생공로상)을 받은 후 수상소감을 통해 이민자 혐오를 부추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스트립은 다양성이 할리우드를 최고로 만든다며 “할리우드에서 외국인과 이방인을 모두 내쫓는다면 축구나 종합격투기(MMA) 말고는 볼 게 없을 것”이라며 “그것은 예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포츠를 무시하는 듯한 스트립의 발언에 MMA 관계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데이나 화이트 UFC대표는 미국 연예뉴스사이트 TMZ를 통해 “건방진 여든 살 노파가 이 영역에 들어와 종합격투기를 사랑할 수 있기를 끝까지 기대한다”며 스트립을 강한 어조로 공격했다. 화이트는 “당연히 (MMA도) 예술”이라며 “이 전사들은 남녀를 막론하고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고,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모든 삶을 훈련에 바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스트립은 스포츠에 관해 알지 못하는데다 그 발언은 완전히 무지한 연설이었다”고 수위를 높였다. 그는 “80세 여성이 종합격투기의 열렬한 팬이 될 거라고 기대하진 않는다”면서 “나는 골프를 좋아하지 않는데, 이것이 사람들이 골프를 보지 말아야 한다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 당신이 종합격투기를 싫어한다면 채널을 돌리면 된다”고 말했다.
종합격투기 단체 ‘벨라토르 MMA’ 대표 스콧 코커도 거들었다. 코커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나는 당신 작품의 오래된 팬인 동시에 평생을 격투기 선수로 살면서 MMA를 전세계적으로 알리려는 기획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MMA는 세계 각지에서 온 남녀 선수를 존중하고 지원한다. 이들은 수 년 동안 끊임 없이 기술(craft)과 예술(art)을 갈고 닦는다”고 말했다. MMA가 다양성과 함께 예술성도 모두 성취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스트립을 곧 있을 경기에 초청하고 싶다면서 “종합격투기가 진짜 예술적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스포츠에 대한 스트립의 발언이 “예상 밖이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스트립이 축구와 종합격투기의 야만성을 암시했지만, 실제 MMA 무대는 다양성을 매우 존중하는 환경”이라 지적하며 코너 맥그리거(28)와 아만다 누네스(28)를 예로 들었다. ‘UFC의 슈퍼스타’ 맥그리거는 아일랜드인이며, 가장 유명한 여성 챔피언인 누네스는 공개적인 레즈비언이다. 가디언은 MMA가 “여성이 남성에 앞서 주연을 장식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스포츠”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정우진 인턴기자(연세대 사회학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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