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에서 한반도 정책을 직접 만들고 조율할 한반도팀 실무라인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에 매튜 포팅어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 유력하다. 또한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에 랜달 슈라이버 전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국방부 동아태 차관보에 빅터 차 전 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국무ㆍ국방부 부장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와 리처드 하스 CFR회장, 미셸 플루노이 신미국안보센터 이사장이 각각 거론된다. 이들은 대체로 한반도와 중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동아시아 지역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 실제 지명이 될 경우 적절한 인사라는 평가다.
언론인 출신인 포팅어는 매사추세츠주립대에서 중국어를 전공한 뒤 1998년부터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베이징 특파원을 지냈다. 2005년 해병대에 입대해 5년간 정보장교로 근무한 뒤 CFR에서 일했다. 퇴역 장성 출신인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함께 근무했으며, 정보전의 중요성에 대해 CFR에 공동 기고할 만큼 가까운 사이다.
슈라이버는 국무부 재직 당시 중국, 홍콩 및 대만 관련 문제를 책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안팎에서 “중국을 잘 아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자타공인 중국통’인 포팅어와 슈라이버의 기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의 인사들도 거론되는 점에서, 대북문제에 대해 부시 대통령 최측근으로 조언했던 빅터 차의 기용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WP는 내다봤다. 대북 강경파인 그는 중국과 안정적인 관계를 취하면서 동아시아에서 군사력을 감축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슈라이버 역시 부시 행정부 핵심 인사였던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의 측근으로 꼽힌다.
WP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 NSC는 현재 400여명에서 150명 정도로 인원을 대폭 축소할 계획”이라며 “사실상 국무ㆍ국방 동아태 담당 차관보들이 한반도를 포함하는 동북아시아 정책 결정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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