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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번째 실험서 얻은 김치 유산균, 아들 아토피 낫자 성공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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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번째 실험서 얻은 김치 유산균, 아들 아토피 낫자 성공 확신”

입력
2017.01.1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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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준 CJ제일제당 통합연구소 유용미생물센터장

‘BYO 유산균’ 매출 1,000억원 돌파

김봉준 CJ제일제당 통합연구소 유용미생물센터장. CJ제일제당 제공
김봉준 CJ제일제당 통합연구소 유용미생물센터장. CJ제일제당 제공

“아들이 세 살 때였던 2008년 가려움증 때문에 밤에 잠도 못 잤고, 하도 긁어서 손을 묶어놔야 할 정도로 아토피 피부염이 심했어요. 그런데 제가 동물실험 중인 유산균을 열흘 정도 먹였더니 아들이 편하게 자기 시작했고, 3개월 후에는 더 이상 긁지도 않고 피부도 흉터자국만 있을 뿐 깨끗해졌어요. 그걸 보고 ‘성공할 수 있겠구나’ 확신이 들었죠.”

김봉준(44) CJ제일제당 통합연구소 유용미생물센터장은 2007년부터 김치유산균 효능 연구와 상품화에 매달렸다. 특히 관심 있었던 건 아토피 피부염 증상 억제 효과가 있는 유산균이었다. 그가 연구를 본격화한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글로벌 업체들조차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을 만큼 쉽지 않은 연구였다. 회사 내부에서도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고 봤지만, 전통 발효식품인 김치에서 기능성 유산균을 추출하겠다는 김 센터장의 의지를 믿고 맡겼다. 그는 동물실험과 인체적용시험 등 7년 간의 연구 끝에 김치에서 분리한 3,500개 유산균을 하나하나 차례로 실험하기 시작했고, 133번째 유산균 실험에서 가려움증 억제 효능을 확인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이 유산균이 면역 과민반응을 보이는 피부 상태를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인정했다. 이처럼 끈질긴 연구 개발 끝에 그는 2013년 12월 첫 제품 ‘BYO 피부유산균 CJLP133’을 출시할 수 있었다.

CJ제일제당의 김치유산균 전문 브랜드 ‘BYO 유산균’ 매출이 출시 3년 만에 누적 1,000억원을 돌파했다. 550억원인 지난해 매출은 식약처가 추산한 지난해 국내 유산균 제품 시장 규모(1,737억원ㆍ생산량 기준)의 약 30%에 해당한다. 김 센터장은 “김치유산균의 우수성이 제품으로 증명되고, 소비자로부터도 인정받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BYO 유산균은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BYO 피부유산균 CJLP133’은 일본, 중국, 유럽 등 7개국에서 특허 등록을 완료했고, 2015년 9월부터 중국, 2016년 2월부터 일본에 각각 수출되고 있다. 북미와 유럽 지역 수출도 협의 중이다.

김 센터장은 “매출을 늘리는 것 보다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유산균을 찾아 제품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김치에서 분리한 3,500개 유산균 중 상품화 가능성이 높은 100여개 균을 계속 심화 연구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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