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확산 여부 촉각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청정지역으로 남아 있던 제주가 AI 바이러스에 오염됐다. 신고건수가 줄면서 잦아드는 것으로 보였던 AI가 제주까지 엄습하며 재확산 공포가 커지고 있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5일 제주시 구좌읍 철새도래지에서 채취된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H5N6형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번 AI 사태 이후 제주에서 저병원성 H7N7형 바이러스가 나온 적은 있지만 고병원성 H5N6형 바이러스가 검출된 건 처음이다.
통상 야생조류 확진이 나온 지역은 곧바로 인근 농가에서도 AI 의심 신고가 접수되는 양상을 보였다는 점에서 당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분변 채취 장소인 철새도래지 반경 10㎞ 지역에선 22개 농가가 57만4,000여마리의 가금류를 사육하고 있다. 이는 제주 전체 가금류(180만마리)의 31.9%에 달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 동안 제주에서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검출된 적은 있지만 농가로 확산된 적은 없었다”면서도 “분변에서 나온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판명된 이상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반경 10㎞를 야생조수 예찰지역으로 설정했다”라고 말했다. 예찰지역으로 설정될 경우 해당 지역 내 가축·사람 등의 이동이 제한되고, 닭·오리의 반입반출도 제한된다.
정부는 또 AI가 야생조류에 의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농가 방역을 강화해줄 것을 당부했다. 실제로 당국이 전날 전국 하천·저수지 3㎞ 이내 농장에 대한 전화 예찰을 진행한 결과, 34개 농장은 야생조류 차단망이 아예 없거나 미흡했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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