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구효서(60)씨의 ‘풍경소리’가 제41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열린 수상자 기자간담회에서 구씨는 “나이 60줄에 소설을 더 이상 쓰지 못할까봐 불길함을 느꼈다”며 “의사에게 ‘넌 살 수 있다’는 선고를 받은 것 같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풍경소리’는 과거의 기억에서 비롯된 환청을 지우기 위해 성불사로 떠나는 미와의 이야기로, 인간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작가는 “이은상의 시조 ‘성불사의 밤’를 보고 모든 소리를 있게 하는 소리에 대해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상문학상 심사위원단은 “인간의 삶과 그 운명의 의미를 불교적 인연의 끈에 연결시킨 작품”이라며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시대에 무거운 주제를 상징적으로 잘 담아냈다”고 평가했다.
구씨는 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마디’로 등단하고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노을은 다시 뜨는가’, ‘확성기가 있었고 저격병이 있었다’, 장편소설 ‘늪을 건너는 법’, ‘낯선 여름’, ‘라디오 라디오’, ‘비밀의 문’ 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황순원문학상, 한무숙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등을 받았다.
2017년 이상문학상은 지난해 주요 문예지에 발표된 중ㆍ단편 소설을 대상으로 예비 심사를 한 뒤 14편을 선정해 본심을 치렀다. 우수작에는 김중혁의 ‘스마일’, 이기호의 ‘나를 혐오하게 될 박창수에게’, 윤고은의 ‘부루마블에 평양이 있다면’, 조해진의 ‘눈 속의 사람’, 한지수의 ‘코드번호 1021’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11월에 열릴 예정이며 대상 상금은 3,500만원, 우수작 상금은 300만원이다.
변해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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