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걸고 넘어지는 순간…” 여성 혐오 비판 받은 래퍼 산이 언급도
“TV를 보네, 어김없이 내 머리는 같은 질문에 이르곤 해, 그가 그날 보낸 일곱 시간은 뭘로 채워졌을지….”
래퍼 버벌진트가 의혹이 끊이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을 꼬집는 노래 ‘그것이 알고 싶다’를 10일 깜짝 공개했다.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버벌진트는 노래에서 박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에 대해 끊임없이 추궁한다. 알고 싶다란 뜻의 ‘워너 노우’(Wanna Know)란 말을 노래 시작부터 끝까지 24번이나 반복해 분노를 표한다. 1,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광장에 나와 촛불을 밝히며 해당 사안의 진상 규명을 요구해온 목소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 요구에 ‘색깔론’을 입혀 삐딱하게 바라보는 세력들에 대한 일갈도 던진다. 버벌진트는 “원치 않는 희생에 이유를 묻고 분노하는 게 왜 욕먹을 일이 되어야 했는지”라며 의아해 한다. 세월호 참사의 끝나지 않은 고통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버벌진트는 “이 고통은 언제까질지”라고 차분하게 랩을 읊조린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쑥밭이 된 국정에 대한 절망도 담았다. 버벌진트는 “이 상태로 우리나라는 어디까지 가는지”라고 의문을 던진 뒤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지”라며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눈 여겨 볼 대목은 ‘여성혐오 문제’에 대한 언급이다. 버벌진트는 곡 중반에 ‘광장에 모인 모두가 그(박 대통령)를 혐오한다는 것을 알아도’라며 ‘Yeah I know 그가 여성인 것을 걸고 넘어지는 순간부터 하나도’란 가사를 넣었다.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과정에서 비판의 수단으로 ‘외로우면 시집가라’ 등 여성성을 비꼬는 일이 벌어져 ‘여성 혐오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대통령 박근혜’가 아닌 ‘여성 박근혜’에 대한 비판은 ‘국정 농단 사태’의 본질과 상관 없는 여성 혐오적 접근이라는 문제 제기를 버벌진트가 수용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시국 비판 곡 ‘나쁜 X’을 냈다가 여성 혐오적인 가사로 역풍을 맞은 래퍼 산이를 언급한 점도 흥미롭다. 버벌진트는 “산이에겐 미안하지만 상대는 더 해상도 높은 비전(Vision)으로 까야만 한다는 거”라고 랩을 해 눈길을 끈다. “물론 음원에 관해선 널 이길 순 없지만 할 말은 해야겠어”란 소신도 덧붙였다. 산이와의 친분과는 별개로, 그가 ‘나쁜 X’을 통해 보여준 시국 비판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이다. 버벌진트는 지난해 Mnet 래퍼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4’에서 산이와 함께 팀을 이뤄 심사위원으로 나온 바 있다.
버벌진트는 지난해 6월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돼 100일 면허 정지 처분을 받고 자숙 중에 이 음원을 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다음은 버벌진트 ‘그것이 알고 싶다’ 가사 전문이다.
I wanna know
이 고통은 언제까질지
Wanna know
시간이 가면 달라질지
Wanna know
그게 알고 싶어
Wanna know
I want to know
TV를 보네
어김없이 내 머리는
같은 질문에 이르곤 해
그가 그날 보낸 일곱 시간은
뭘로 채워졌을지 계속 인간을
혐오를 하게 되네
믿지 않게 되네
이들과 저들의
목숨의 값에 대해
그들은 달리 보고 있는 듯해
생각하기도 싫은
가중치를 갖다 대네
I wanna know
원치 않는 희생에
이유를 묻고 분노하는 게 왜
욕먹을 일이 되어야 했는지
혹시 그것마저도
치밀한 누군가의 계획
I wanna know
이 상태로 우리나라는
어디까지 가는지
I wanna know
I wanna know
다다는 나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I wanna know
이 고통은 언제까질지
Wanna know
시간이 가면 달라질지
Wanna know
그게 알고 싶어
Wanna know
I want to know
Yeah I know
광장에 모인 모두가
그를 혐오한다는 것을 알아도
Yeah I know
그가 여성인 것을 걸고넘어지는
순간부터 하나도
말 안 되는 거 작동 안 되는 거
산이에겐 미안하지만 상대는 더
해상도 높은 Vision으로
까야만 한다는 거
물론 음원에 관해선 널
이길 순 없지만
할 말은 해야겠어
OK 이 시국에 자세하게 더
들어가면 내 손해겠지만
혐오의 단어는 내뱉고 싶지 않아
나에겐 더
중요한 가치가 있으니까
올해의 난 작년의 나완
다른 곳에 와 있으니까
We live We learn
내가 다신 음주운전 안 하는 것처럼
사람은 바뀌는 거니까
I wanna know
이 고통은 언제까질지
Wanna know
시간이 가면 달라질지
Wanna know
그게 알고 싶어
Wanna know
I want to know
I wanna know
I wanna know yeah
I wanna know yeah
Wanna know
I want to k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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