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주력 차종 부진…르노·쌍용은 특정 모델 편중
완성차 5개사가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한 모델 10개 중 7개는 전년 대비 판매가 감소했다. 이들 업체의 작년 총 내수 판매는 전년보다 0.6% 늘었지만, 차종별로 보면 일부 인기 모델을 제외하고 실적이 부진했다.
10일 각 사 자료에 따르면 완성차 5개사가 작년 국내에서 판매한 60개 모델(버스·트럭·특수 제외) 가운데 18개만 전년 대비 판매가 증가했다. 전체 차종의 70%에 해당하는 나머지 42개 차종은 전년보다 판매가 줄었다.
현대차는 G80(제네시스)과 EQ900(에쿠스)만 전년 대비 각각 10.3%, 310.9% 판매가 늘었고 작년 1월 새로 나온 아이오닉이 1만1,148대 팔렸다. 나머지 15개 차종(단종된 베라크루즈 포함)은 전년보다 판매가 줄었다.
볼륨 모델(많이 팔리는 차종)인 아반떼(-6.6%)와 쏘나타(-24.2%), 싼타페(-17.2%)는 물론 지난 9월 3세대 모델을 출시한 i30(-25.9%)도 고전했다.
기아차는 작년 내수 판매가 1.4% 성장했지만, 전체 14개 차종 중 10개의 판매가 줄었다. 모닝(-15.1%), K3(-14.1%), K5(-23.9%), K9(-40.5%), 스포티지(-5.4%) 등 다수의 주력 모델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올해 1월 출시한 K7(169.5%)과 모하비(73.6%)가 선전하고 니로가 1만8,710대 팔리면서 나머지 차종의 부진을 겨우 커버했다.
한국지엠은 작년 내수에서 2002년 회사 출범 이래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차종별로 보면 희비가 분명히 갈린다. 말리부(123.8%), 스파크(32.3%), 임팔라(64.1%), 트랙스(9.9%), 카마로(1,287.5%) 등 5개 차종 판매가 늘었다. 그러나 아베오(-37.9%), 크루즈(-36.4%), 캡티바(-67.0%), 올란도(-34.6%), 다마스(-5.7%), 라보(-6.7%) 등 13개 차종 중 7개의 판매가 줄었다.
르노삼성차는 일부 모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르노삼성은 새로 출시한 SM6와 QM6가 각각 5만7,478대, 1만4,126대나 팔린 덕분에 지난해 역대 2위 실적을 냈다. 그러나 SM7(-15.7%), SM5(-73.3%), SM3(-41.8%), QM5(-82.9%), QM3(-37.7%), SM3 Z.E.(-40.3%) 등의 판매가 부진했다.
쌍용차는 티볼리가 회사를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티볼리는 전년 대비 26.5% 증가한 5만6,935대가 팔렸다. 이는 쌍용차 전체 내수의 55.0%에 해당한다. 그러나 나머지 5개 차종은 판매가 정체되거나 줄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는 신차 출시 직후 판매가 크게 늘고 시간이 지날수록 신차 효과가 사라지며 판매가 감소한다. 이에 업체들은 판매세를 유지하고자 새해 시작부터 현금할인과 저금리 할부 등 파격적인 할인 경쟁에 돌입했다. 또 올해 출시하는 G80과 CK, 크루즈, 클리오, Y400 등 다양한 신차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시장 환경이 좋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에는 내수 침체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시장이 더 축소될 전망으로 판매가 감소하는 모델이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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