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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반기문 선택 따라 운명 갈린다

입력
2017.01.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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潘, 별도의 정당 만들지 않고

세력 규합해 ‘대통합’ 출마 의지

국민의당·바른정당 영입에 사활

비문계도 개헌 고리 연대 의지

안철수·유승민 등 경계심 여전

개헌 입장도 제각각 예측 불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유엔본부를 떠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유엔본부를 떠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의 12일 귀국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3지대’가 집중 부각되고 있다. 반 총장 측이 별도의 정당을 만들지 않고 세력을 규합하는 방식의 출마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제 정당이 반 총장 측에 러브콜을 보내면서다. 하지만 반 총장의 의중이 확연히 드러난 게 없어 제3지대가 어떤 식이 될지 안개속인 가운데 반 총장과 제 정당들의 선택은 향후 대선 구도를 양자 또는 3자 등으로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기존 정당으로는 국민의 당이 반 총장을 포함한 3지대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승용 국민의 당 원내대표는 9일 비상대책위원과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친문과 친박이 아니면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식의 입장을 밝혔다. 박지원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한 발 더 나아가 "국민의당의 정체성을 인정한다면 문호가 개방된 국민의당으로 들어와 강한 경선을 해보자"고 거들었다.

비박ㆍ비문계 정당 및 계파의 러브콜도 집요하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당 정책의총에서 외교부의 반 전 총장 공식 의전을 비난한 민주당에게 "과하다"고 경고하며 반 전 총장에게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비문계는 특히 개헌을 고리로 반 전 총장과의 연대 내지는 결합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식 의원내각제'로의 개헌을 추진 중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반 전 총장과 당연히 만날 생각이 있다"며 강한 의지를 표명 했으며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도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을 전제로 한 개헌에 반 전 총장과 뜻을 함께 하고 있다.

이런 사정으로 반 전 총장이 러브콜을 보내는 모든 세력과 손을 잡는다면 친박ㆍ친문을 배제한 광범위한 3지대 세력이 형성될 수 있다.

하지만 사정이 그리 녹록치는 않다. 당장 개헌세력은 4년 중임의 분권형 대통령제, 의원내각제, 4년 중임 대통령제 등 개헌의 각론과 범위에서 입장을 각기 달리하고 있어 단일 세력이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 전 총장도 아직까지는 개헌에 대한 입장을 유보하고 있다.

반 전 총장 측에 러브콜을 보내는 각 당의 내부 사정도 온도 차가 적지 않다. 국민의 당의 경우 박지원 전 비대위원장은 적극적이지만 반 전 총장의 잠재 경쟁자인 안철수 전 대표는 미온적이다. 안 전 대표는 반 전 총장 영입보다 '자강론'에 방점을 찍고 있다. 바른정당 또한 새누리당 추가 탈당파 영입과 유력 주자 배출을 위한 관문으로 반 전 총장을 원하지만 마찬가지로 잠재적 경쟁자인 유승민 의원은 선뜻 나서기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반 전 총장 측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점이 가장 큰 변수다. 반 전 총장 측은 대통합을 주장하고 있지만 진영을 넘나드는 통합행보의 위험성도 우려하고 있다. 반 전 총장과 본선 대결을 예상하고 있는 문재인 캠프에서 3지대에 강력한 저지선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반 전 총장의 선택에 따라 형성될 3지대의 규모와 범위에 따라 향후 대선 구도가 확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조건과 문턱이 너무 많아 낙관할 수 없지만 3지대 형성 여부에 따라 반기문 대 문재인, 또는 반기문 대 문재인 대 안철수의 구도가 갈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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