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로 개통 두 달 맞아
인천공항~평창 2시간 43분 가능
최종 목적지서 통행료 정산하는
무정차 시스템도 정체 줄여
고정식 단속 카메라 1대도 없어
과속 등 사고 위험에는 무방비
지난 8일 오후 6시쯤 제2영동고속도로 서울방향. 동양평 나들목(IC)에서 진입해 줄곧 시속 100km 안팎으로 내달리던 차량의 속도를 늦추기 시작한 것은 고속도로 종점을 불과 6~7km 남짓 남겨둔 동곤지암 나들목(IC)을 지나서였다. 휴일인 일요일 귀경하는 나들이객 차량으로 50㎞ 이상 정체현상을 보이는 기존 영동고속도로와는 크게 다른 모습이었다.
조경 등이 안착되지 않고 일부 구간에서는 안전시설물 등이 어지럽게 눈에 들어오기도 했으나 통행시간 단축 효과만큼은 분명한 듯 했다.
경기광주휴게소에서 만난 김모(47)씨도 “아이들과 원주허브팜과 한지테마파크를 구경하고 의정부 집으로 귀가하는 길인데 평일 고속도로와 비슷할 정도로 원활했다”며 “기존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 강원도를 다닐 때보다 왕복 1시간은 시간이 단축된 것 같다”고 했다.
중부 내륙을 가로질러 서해안과 동해안을 이어주는 또 하나의 고속도로인 제2영동고속도로가 10일로 개통 두 달을 맞는다. 9일 제2영동고속도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1일 개통한 국내 12번째 민자고속도로 제2영동고속도로의 하루 평균 교통량(출구 기준)은 평일 4만3,490여대, 주말(토ㆍ일요일) 6만3,011대로 51일 만에 252만3,000대를 돌파했다.
개통 초기 년도 하루 평균 예상 통행량(5만8,000여대)와 비교해 55% 수준에 머무는 것이나 연말 성남~장호원 자동차전용도로 등이 전면 개통하면 통행량은 급격히 늘 것이라고 제2영동고속도로㈜ 측은 설명했다.
제2영동고속도로는 경기 광주시 초월읍과 강원 원주시 가현동을 잇는 총연장 56.95㎞, 왕복 4차선 고속도로다. 이 도로를 이용하면 인천공항에서 평창까지 2시간43분 만에 이동할 수 있으며, 서울은 물론 인천ㆍ경기 중부내륙에서 원주ㆍ강릉까지 최단거리로 연결한다. 기존 영동고속도로와 비교해 통행거리 15㎞, 통행시간 23분 단축(77분→54분) 효과가 있다.
도로에는 한국도로공사 운영 재정고속도로와 민자고속도로 연계 구간에 무정차 통행료 시스템(원톨링)이 도입돼 중간 정산하는 번거로운 절차가 없어졌다. 제2영동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다른 민자도로에도 이 시스템이 함께 깔렸다. 원톨링 시스템은 영상카메라로 이동 경로를 파악, 최종 목적지에서 통행료를 한꺼번에 계산하는 방식이다.
이런 첨단장비 등이 구축된 것과 달리, 전 구간에 고정식 과속 단속 카메라가 한 대도 설치돼 있지 않아 과속 위험은 높아 보였다. 서울방향 2대ㆍ원주방향 3대의 이동식카메라가 있었으나 카메라 거치대가 없는 구간에선 시속 130~140km 이상으로 달리는 차량이 쉽게 눈에 띄었다.
고속도로 개통으로 표정이 다소 풀린 곳은 노선을 끼고 들어선 골프장과 스키장 등이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으로 울상이었던 레저휴양시설이 접근성을 무기로 반전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성남에서 50분 이내에 접근할 수 있게 된 양평 T골프장 관계자는 “날씨의 영향이 있지만, 평일에도 예약이 풀로 차고 있다”며 “내방객들이 오가기 편해졌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광주ㆍ여주 등 경기 동북부와 강원 원주 등지의 부동산 시장에도 기대감이 엿보였다. 부동산114자료를 보면 광주시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개통시점 전후인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무려 3.43%가 상승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내 31개 시ㆍ군 중 가장 높았다. 업계에서는 제2영동고속도로 나들목 7개 가운데 운영비 갈등으로 개통하지 못하고 있는 서원주 나들목(IC) 등이 뚫리면 체감효과는 더 클 것으로 봤다.
제2영동고속도로㈜와 서원주IC 운영비 240억 원(30년)의 부담을 놓고 줄다리기 중인 원주시 관계자는 “일부 협의에 진전이 있는 상태이나 아직 내용을 공개하긴 이르다”고 전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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