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폐경 여성 10명 가운데 7명은 폐경 후 호르몬 변화에 따른 안면홍조 우울감 수면장애 등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폐경학회(회장 이병석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지난해 11월 '폐경의 달'을 맞아 전국 10개 대학병원에서 폐경 및 호르몬 치료를 받는 환자 38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환자의 69%는 폐경 증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고 답했다.
폐경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인해 안면홍조, 우울감, 수면장애와 가슴 두근거림, 발한, 배뇨장애, 성교통, 관절통, 근육통 등의 증상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구체적으로는 피부색, 탄력 및 체중 증가와 같은 외모 변화(13.4%), 수면장애 및 불면증(11.7%), 관절통 및 근육통(11.5%)과 같은 신체적 영향이 일상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또 의욕 저하 및 무기력함(9.8%), 부부관계 욕구 저하(9.8%)와 같은 정서적 측면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있었다.
폐경 후 동반되는 질환으로는 비만을 꼽는 응답이 31.1%로 가장 많았고, 골다공증(14%), 고혈압(11.9%), 이상지질혈증(10.5%), 자궁 관련 질환(10.2%) 순이었다.
그럼에도 폐경 여성이 정작 병원을 찾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폐경 여성이 이상을 느끼고 폐경 직후 또는 6개월 미만에 병원을 찾은 경우는 각 14.4%와 20.4%로, 모두 34.8%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1년 이내 18.8%, 2년 이내 26.4%, 기타 20%의 분포를 보였다.
이렇게 폐경 증상이 나타나도 많은 환자가 병원 치료를 미룬 이유로는 ‘다른 방법을 시도하다가’란 응답이 31.4%로 가장 많았다. 이들이 흔히 시도한 임의치료법은 자연적으로 증상이 완화되기를 기다리거나(39.9%)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28.9%) 방법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식이요법 및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 18.3%, 한의원 방문 및 한약 복용 5.4% 순으로 답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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