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직원이 가담해 100억원 상당의 양곡을 빼돌린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부산지검 형사2부(부장 유병두)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양곡판매업자 정모(55)씨와 홈플러스 전 총괄이사 조모(50)씨, 홈플러스 전 차장 김모(45)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건설업자 심모(42)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정씨는 2015년 1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홈플러스에서 100억원 상당의 양곡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 변제한 금액은 25억원 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래 건설업자였던 정씨는 건설자금을 마련하려고 양곡 덤핑 판매에 나섰다. 그는 홈플러스 직원이던 조씨와 김씨에게 접근해 양곡을 공급 받았다. 조씨 등은 홈플러스 내부 매입ㆍ매출 전산시스템을 조작해 75억원에 달하는 미수채권액을 15억원 이내로 적절히 유지되는 것처럼 꾸며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정씨가 덤핑 판매를 묵인해주고 미수채권을 은닉해준 대가로 홈플러스 직원 조씨와 김씨에게 각각 11억원과 1억1,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돈을 건넬 때는 자금세탁을 위해 또 다른 건설업자 심씨 명의의 차명계좌나 인도네시아 은행계좌로 입금했다. 또 정상적인 거래처럼 꾸미려고 허위의 공사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이렇게 받은 양곡을 정씨는 공급가보다 7% 낮은 가격에 판매해 이윤을 챙겼다.
검찰 관계자는 “대기업 임원들과 중소 사업체 간의 부패 커넥션을 철저하게 밝힌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검찰의 부정부패 중점수사대상인 재정ㆍ경제분야 고질적 비리를 적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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