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랴오닝호, 남중국해에서 대만해협을 향해 북상 움직임
대만 총통, 트럼프 측 인사 만날 경우 중국 무력 시위 현실화 커
미국과 대만 군사적 조치 나서…미 태평양 함대 남중국해 이동, 대만은 섬멸 계획
남중국해에서 훈련 중인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호 전단이 무력 과시를 위해 대만 쪽으로 북상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만과 미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 해군 태평양함대가 랴오닝호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남중국해 인근으로 이동하면서 두 함대가 조우할 경우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만 중국시보(中國時報)는 9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미국을 경유한 중남미 순방길에 오른 틈을 타 남중국해에서 훈련 중인 중국 랴오닝호 전단이 대만해협 쪽으로 북상해 무력 과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대만 국방부는 앞서 8일 “랴오닝호의 이동경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중”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중국이 랴오닝호를 통해 대만에 대한 무력 과시에 나선 건 차이 총통의 미국을 경유한 순방 행보를 견제하는 성격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앞서 차이 총통과의 전화통화로 ‘하나의 중국’원칙을 부정한 상황에서 차이 총통의 이번 미국 경유가 또 다른 요소로 중국에 압박이 될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는 차이 총통이 이달 7일 미국 휴스턴을 경유할 당시 트럼프 측 인사들과 회동하지 않아 한숨을 돌렸지만, 1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해 대만으로 귀국하는 과정이 남은 만큼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국방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를 지낸 데렉 미첼 미얀마 주재 미국 대사는 “중국 랴오닝호 전단이 향후 어떤 움직임을 보이느냐는 차이 총통이 미국 체류 기간에 무엇을 하느냐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대만은 랴오닝호의 무력 시위 가능성에 발 빠른 군사적 대응으로 맞섰다. 미 해군 태평양함대 소속의 칼빈슨호 항모전단은 이미 남중국해 인근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대만 국방부는 “슝펑(雄風) 2, 3호와 위차(魚叉) 등 미사일을 동원한 (랴오닝호 전단에 대한) ‘섬멸’ 계획을 이미 짜놓았다"고 경고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