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예정 어린이 제주도 이사
국토 최남단 마라분교가 2년째 휴교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학생이 없어 1년간 휴교했지만, 올해도 새로 입학하는 신입생이 없어 학교 문을 열지 못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의 가파초 마라분교에 2017년도 새학기에 입학할 신입생이나 전학을 오겠다는 학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당초 마라도에 올해 마라분교에 입학해야 할 나이의 어린이가 1명 있어 다시 학교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최근 이 어린이가 제주도 본섬으로 이사를 간 것으로 알려졌다.
마라분교는 지난해 2월 유일한 재학생이었던 김영주군이 졸업한 뒤 입학하거나 전학 올 학생이 없어 올해 2월까지 1년간 휴교에 들어갔다. 마라분교가 학생이 없어 휴교한 것은 1958년 개교 이후 58년 만에 처음이다.
마라분교의 학생 수는 많을 때 20여명에 이르기도 했지만 1990년대 이후 급격히 줄면서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졸업생도 한 해 5명까지 배출한 적이 있었지만 1996년 2명, 2001년 1명, 2002년 1명, 2007년 2명이 졸업하는 데 그쳤다. 이어 2014년 2월 7년 만에 졸업생 1명을 배출한 데 이어 지난해 2월에도 2년 만에 1명이 졸업하는 등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지역의 학교라면 학생 수 부족으로 폐교됐을 수도 있지만 마라분교는 ‘국토 최남단 학교’라는 상징성과 도서 지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폐교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내년부터 2021년까지는 마라도에 취학 연령대 아이들이 있어 올해 학생이 없더라도 폐교하지 않고 휴교 기간만 연장하게 될 것”이라며 “휴교 결정은 이달 말 학급 편성이 끝난 뒤 내달 확정되지만, 지금이라도 입학 또는 전학 오겠다는 학생이 있으면 학교를 다시 운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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