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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개방 흔들리나… 개혁파 후견인 라프산자니 前 대통령 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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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개방 흔들리나… 개혁파 후견인 라프산자니 前 대통령 서거

입력
2017.01.0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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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혁명 이끈 1세대 정치인

지원받아 대통령 당선된 로하니

재선 실패하면 반미 강경파 집권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이란 대통령이 사망한 8일 한 남성이 테헤란 북부 자마란 사원에서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추모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이란 대통령이 사망한 8일 한 남성이 테헤란 북부 자마란 사원에서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추모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이란 혁명의 주역이자 이란 개혁파의 후견인이었던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이 향년 83세로 사망했다. 미국 등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지지하며 개혁 진영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온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이란 개혁ㆍ개방 운동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란 국영방송은 8일(현지시간) “라프산자니가 이슬람과 혁명을 향한 쉼 없는 여정 끝에 천국으로 떠났다”며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사인은 심장마비로 수도 테헤란 북부의 병원으로 이송된 후 생을 마쳤다.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은 과거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을 이끈 1세대 정치인으로, 사망 직전까지 이란 정치계에서 최고위직을 거치며 영향력을 행사해 온 인물이다. 실용주의 중도파로 분류되나 2009년 대선 이후에는 개혁 진영과 더욱 가까워졌다.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함께 혁명을 주도한 라프산자니는 이슬람혁명 직후인 1979년 11월 내무장관으로 정계에 입문, 1989~1997년 두 차례 대통령을 지냈다. 대통령 재임 동안 이란ㆍ이라크 전쟁으로 피폐해진 경제 재건을 위해 자유시장 정책을 도입하는 등 진보적 통치로 주목 받았다. 라프산자니는 그 외 하메네이를 최고지도자로 세우고 대표적 개혁파인 모하마드 하타미, 실용적 중도파인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 당선에 기여하는 등 지도부 구축에 영향력을 발휘한 ‘킹메이커’로도 유명하다.

한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온건ㆍ개혁 세력이 든든한 지원군을 잃음에 따라 이란 정치계는 돌연 불확실성에 빠져들었다고 8일 뉴욕타임스(NYT)가 분석했다. 이란 지도부 내 강경 반미세력의 입지가 강화되고 미국과 관계 개선 전망이 어두워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당장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인물은 로하니 대통령이다. 로하니 대통령이 정치 종교계 전반에 걸쳐 막강한 후원 세력을 잃는 데다 이란의 변화를 이끌 유일한 지도자라는 부담을 안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는 5월 대선을 치러야 하는 로하니 대통령에겐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빈자리가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로하니 대통령의 재선이 불투명해질 경우 대미 관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미ㆍ이란 핵 합의에 부정적 의견을 내비치는 가운데 이란 정권 교체가 일어날 경우 핵 합의는 사실상 백지화 될 공산이 크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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