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선제적 대응 차원…포드는 지난 3일 멕시코 생산공장 계획 포기하기도
미국의 대표적 자동차 제조업체인 피아트 크라이슬러가 8일(현지시간) 미국 공장시설 현대화를 위해 10억달러(약 1조2,026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크라이슬러의 멕시코 공장 운영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압박에 결국 항복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크라이슬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미시간주 워런과 오하이오주 털리도에 위치한 자동차 제조공장을 현대화하는데 향후 3년 동안 10억달러를 투자하고 이를 통해 약 2,000명을 추가로 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크라이슬러측은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해 온 대형트럭도 오하이오주 털리도 공장으로 옮겨 생산하겠다”며 “우리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트럭 시장의 중심지인 미국을 해당 차종들의 글로벌 제조 허브로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라이슬러의 국내 투자 확대 결정은 트럼프의 ‘기업 때리기’ 공세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는 앞서 5일 트위터를 통해 “일본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가 미국이 아닌 멕시코에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도요타가) 계획을 추진한다면 멕시코에서 생산한 차량을 미국에 수출할 때 엄청난 국경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크라이슬러도 도요타와 비슷하게 멕시코에 7개 자동차 생산시설을 두고 트럭부터 SUV 차량 등을 생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의 공격 목표가 되기 전에 크라이슬러가 자진해서 투자 계획을 발표해 트럼프의 비위를 맞춘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 자동차업체인 포드도 이달 3일 약 16억달러 규모에 달했던 멕시코 내 생산공장 설립 계획을 포기하고 미국 미시간에 7억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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