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30)가 침몰 위기에 빠진 FC바르셀로나를 건져냈다.
바르셀로나는 9일(한국시간) 비야레알과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17라운드 원정에서 가까스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0-1로 뒤지던 종료 직전 메시가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 프리킥으로 그물을 흔들었다. 볼은 골대 왼쪽 포스트와 크로스바가 만나는 지점으로 빨려 들어갔다. 89분 동안 6개의 슈팅을 선방하고 공중 볼을 100% 잡아낸 비야레알 골키퍼 세르히오 아세뇨(29)도 꼼짝 못하는 코스였다.
메시의 프리킥으로 기사회생했지만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최강’ 다운 면모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정규리그에서 10승5무2패(승점 35)로 3위다. 선두인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12승4무ㆍ승점 40)와 격차는 더 벌어졌다. 세비야FC가 11승3무3패(승점 36)로 2위다. 레알 마드리드는 최근 공식경기 39경기(31승8무) 무패다. 한 경기만 더 지지 않으면 2015~16시즌 바르셀로나가 세웠던 스페인 프로축구 공식경기 무패 타이 기록(32승7무)을 깬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새해 들어 아직 승리가 없다. 지난 6일 코파 델 레이(국왕 컵) 16강 1차전 원정에서는 9명이 싸운 아틀레틱 빌바오에 1-2로 무릎을 꿇었다. 바르셀로나의 정규리그 최근 6경기 성적은 2승4무다. 오사수나(3-0), 에스파뇰(4-1)은 이겼지만 말라가(0-0), 레알 소시에다드(1-1), 레알 마드리드(1-1), 비야레알(1-1)을 상대하는 동안 3골에 그쳤다.
바르셀로나는 수비를 단단히 한 뒤 역습을 펼치는 팀에 번번이 당하고 있다.
이번 비야레알전에서 바르셀로나는 점유율은 69.7%대 30.3%로 월등히 앞섰다. 하지만 슈팅을 20개 난사하는 동안 유효슈팅은 7개에 그쳤다. 슈팅 6개에 유효슈팅 3개였던 비야레알보다 비효율적인 축구를 했다. 지난 빌바오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점유율은 66.8%대 33.2%로 훨씬 높았지만 슈팅 11개 중 유효슈팅이 3개에 그쳤고 빌바오는 7개 중 4개가 유효슈팅이었다.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는 팀들이 ‘선 수비 후 역습’ 작전을 펼치는 게 새로운 일은 아니다. 최근 주춤한 원인은 바르셀로나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우선 포백 수비가 불안하다. 오른쪽 풀백 다니엘 알베스(34)는 최근 유벤투스로 이적했고 중앙수비수 마스체라노(33)는 노쇠해 주전과 교체를 오가고 있다.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안 된 안드레 이니에스타(33)를 비롯해 이반 라키티치(29), 세르히오 부스케츠(29) 등이 버틴 미드필더진의 위력도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이다. 중원에서 날카로운 패스가 배급되지 못하니 최전방 스리톱인 ‘MSN(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에 더욱 의존하는 현실이다. MSN의 한 축도 무너졌다.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30)는 정규리그 각각 13골, 12골로 득점 1ㆍ2위를 달리고 있지만 네이마르(25)는 4골에 그치고 있다. 네이마르가 도움을 6개나 올리는 등 최근 공격 조율에 더 주력하고 있다 해도 그의 명성에 비하면 초라한 득점력이다.
지금 스페인에서는 벌써부터 ‘올 시즌 우승 팀은 레알 마드리드로 정해졌다’는 대세론이 나오고 있다. 바르셀로나로가 반등에 성공해 다시 ‘양강’ 구도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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