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성형외과 원장 처남이 운영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된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관련됐다는 의혹을 받아온 국내 중소 화장품 브랜드 ‘존 제이콥스’가 신라면세점에서 퇴출된다.
신라면세점은 9일 “지난해 7월 말 5개월간 임시매장에 입점 계약을 맺었던 존 제이콥스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쳐 계약 연장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번 주중 매장을 빼기로 했다”고 밝혔다. 존 제이콥스는 신라면세점이 우수 중소ㆍ중견 브랜드 발굴을 위해 한시적으로 임대매장 영업을 허용했지만, 매출이 수준 이하로 평가받으면서 정식 입점 계약이 불발됐다.
존 제이콥스는 최순실ㆍ정유라 모녀의 단골 성형외과 원장인 김영재씨의 처남이 운영하는 화장품 회사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2월 명절 선물로 이 브랜드 제품을 지인들에게 돌렸고, 5월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당시에는 업체 대표가 경제 사절단 일원으로 동행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 업체와 최순실씨가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고, 신라와 신세계 등 유명 면세점 입점 과정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독대한 자리에서 “존 제이콥스를 신라면세점에 입점시켜 달라”고 직접 부탁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이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박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부탁해 존 제이콥스가 면세점에 입점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며 “해당 업체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은 것은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며 최근 논란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반면, 신라면세점과 비슷한 시기에 존 제이콥스가 입점한 신세계면세점은 당분간 존 제이콥스를 내보낼 의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우리는 임시매장인 신라면세점과 달리 입점 계약 기간이 1년인 정식 매장”이라며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도 않은 의혹이 제기됐다고 내보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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