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에 이어 피아트 크라이슬러도 미국 내 일자리와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글로벌 자동차 제조 업계를 상대로 연일 높이고 있는 압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피아트 크라이슬러 자동차(FCA) 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총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를 들여 2020년까지 미국 미시간주와 오하이오주의 공장 설비를 교체하고 2,000명을 추가 고용키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FCA는 이들 공장에서 지프 브랜드의 왜거니어, 그랜드 왜거니어, 트럭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미시간 공장 설비 개선 후에는 멕시코 살티요 공장의 램 픽업트럭 생산물량도 이 공장으로 옮겨올 계획이다.
세르조 마르키온네 피아트 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CEO)는 “지프 라인업을 확대하는 것은 우리 전략의 핵심적인 부분”이라며 “미국 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 배경에 대해 FCA 측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글로벌 자동차 기업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압박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현재 멕시코에서 7개 제조시설을 두고 램 트럭부터 소형차 피아트 500,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닷지 저니 등을 생산하고 있다. 멕시코 내 고용 인력은 총 1만1,800명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당선인이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멕시코로 자동차 생산시설을 이전한 것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멕시코 투자 비중이 높은 피아트 크라이슬러가 압박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앞서 포드는 총 16억달러 규모의 산루이포토시 소형차 생산공장 설립 계획을 취소하고 미시간에 7억달러를 들여 공장을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일본의 도요타에 대해서도 멕시코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미국으로 들여올 경우 높은 관세를 물어야 한다고 압박해 논란을 일으켰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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