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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팽목항 방문에서 전두환 예방까지 ‘광폭 행보’예고

입력
2017.01.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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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귀국해 일주일 간 곳곳 예방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참배 계획도

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반사모(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반사모(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오는 12일 귀국 직후부터 좌ㆍ우 진영을 넘나드는 ‘예방 정치’를 펼친다.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치적 논란을 무릅쓰고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해 귀국 보고를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 극복의 리더십 차원에서 국민 대통합ㆍ사회적 대타협 행보를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 전 총장 측 관계자는 8일 본보와 통화에서 “귀국 당일은 서울 사당동 자택에서 시간을 보낸 뒤 뒷날 국립서울현충원 방문을 시작으로 일주일 정도 귀국 보고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천공항에서 짧은 ‘귀국 메시지’를 낸 뒤 공항철도를 이용, 서울역으로 이동한 뒤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사당동 자택으로 이동하는 등 시민과 접촉면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캠프 사무실도 광화문에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 정치’와 다소 거리를 두면서 ‘촛불 민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귀국 보고는 대통합ㆍ대타협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적지 않은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 일정도 예외 없이 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전 전 대통령 예방 문제는 대선 때마다 논란이 돼 왔다. 지난 2012년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직후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희호ㆍ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박근혜 대통령은 전두환ㆍ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일정이 맞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만남을 피했다.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확정 후 전직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전 전 대통령을 만났다. 반 전 총장 측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이 앞으로 정치를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전직 유엔 사무총장 신분으로 당연히 소화해야 할 일정”이라고 정치적 논란 가능성을 경계했다.

반 전 총장은 13일 하루만 직선거리로 1,000㎞, 한반도 전역을 종횡무진하는 일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을 가장 먼저 찾아 이승만ㆍ박정희ㆍ김영삼ㆍ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참배한다. 이후 곧장 세월호 참사 현장인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 세월호 유가족 등을 위로하기로 했다. 뒤이어 부산 유엔묘지에 들른 뒤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한다는 계획이다.

반 전 총장 귀국이 임박하자 야당의 견제도 본격화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이날 경북 경주에서 시민들과 만나 “반기문 전 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정권교체는 아니지 않느냐”며 “국민이 원하는 건 정권교체다. 올해는 정권교체의 해이며 그래야만 적폐를 청산할 수 있다”고 견제구를 던졌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이날 광주에서 열린 초청 토론회에서 “국민의당 등이 모색하고 있는 반기문 영입 등 제3지대론은 과거 3당 야합과 똑같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기동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반 전 총장을 겨냥해 “MB(이명박) 정권 눈치 보느라 노무현 전 대통령 조문조차 못했고,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는 굴욕적 한일위안부 협정 극찬에 바빴다”고 날을 세웠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송은미 기자 m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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