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커제 9단
백 박영훈 9단
<장면 11> 돌아온 알파고가 인터넷 바둑을 휩쓸었다. 인류 고수들과 겨뤄 60연승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한국 1위 박정환이 다섯 판 다 졌고 중국 1위 커제도 세 판 졌다. 박영훈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았다.
-모든 것이 사실인가.
“맞다. 한국과 중국에서 20위 안에 드는 선수들이 두었다. 나도 두었고 졌다.”
-어떤 조건이었나.
“한 수를 30초 안에 두는 식이다. 알파고는 거의 모든 수를 7초 안에 두었다.”
-알파고가 둔 수에 느낌은 어떠했나. 사람이 두는 수법을 쓰면서 이긴 것인가.
“독특했다. 곳곳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수를 두었는데 형세는 알파고가 앞서 있었다.”
-이제는 사람이 이길 수 없는 실력인가.
“60연승은 믿기지 않는 숫자다. 앞으로 누가 이길 수 있을까 싶다.”
흑이 오른쪽 백 집을 깨뜨렸다. 이곳만 보면 흑이 15집 가까이 이득을 봤다. 그렇지만 형세는 백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백2, 4로 시원하게 따냈고 백8만 해도 10집값을 한다. 백12를 두었으니 잡힐 일이 없다. 백14가 또한 두터운 자리이다.
백한테 껄끄러운 수가 따로 있었다. 커제는 몰랐다. 박영훈이 <참고 1도>과 <참고 2도>를 보여주며 “흑1로 붙이면 백이 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