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장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진 동호회원을 함께 운동하던 검찰청 직원이 재빨리 응급처치해 목숨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8일 서울동부지검에 따르면 이모(66)씨는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강동구의 한 테니스장에서 동호회원들과 함께 테니스를 치던 중 갑자기 ‘쿵’하는 소리와 함께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의 몸은 서서히 굳어갔고 혀가 말려 들어가 호흡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때 반대쪽 코트에서 경기를 하던 홍영권(58) 동부지검 사건과장이 이씨에게 달려가 기도를 확보하고 다른 동호회원들에게 119 신고를 부탁한 뒤 침착하게 심폐소생술(CPR)을 진행했다. 입고 있던 옷이 땀으로 흠뻑 젖을 만큼 힘껏 가슴부위를 눌러도 좀처럼 이씨의 돌아오지 않았지만 그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마침내 처음 CPR을 시행할 때 정지 상태로 느껴졌던 이씨의 심장은 미세한 떨림을 되찾는 듯 보였다. 이씨는 구급대원이 도착해 제세동기로 심폐소생술을 한 뒤 인근 병원으로 이송하던 도중 의식을 회복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은 “심장마비 환자가 이렇게 빨리 의식을 되찾는 경우는 처음”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홍 과장은 “당연한 일을 했을 뿐 오히려 건강하게 깨어나줘 감사하다”며 “지난해 11월 지검에서 열린 응급처치 교육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습하고 교육 때 앞에 나가 직접 실습했더니 응급상황에서 몸이 먼저 반응했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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