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에서는 “왕궁이 아닌 사회 주변부서 하느님 찾아야” 강조
프란치스코 교황이 6일(현지시간) 가톨릭 축일인 주현절을 맞아 노숙인들과 난민에게 점심식사를 나눠주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거듭 촉구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주현절 미사를 집전한 후 성베드로 광장 주변의 노숙인과 난민 300여명에게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대접했다. 앞서 이들 은 미사 말미 자원봉사에 동참해 하느님의 자비를 다룬 성서의 이야기를 소개한 소책자 ‘자비의 성상’ 5만권을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에게 나눠줬다. 교황은 이들에게 간단한 점심을 대접하며 감사 인사를 표한 것이다. 주현절은 동방 박사들이 낙타에 선물을 싣고 베들레헴을 찾아 아기 예수에게 경배한 날을 기념하는 가톨릭 축일이다.
교황은 또 주현절 미사 설교에서 “왕궁이 아니라 사회 주변부에서 하느님을 찾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방박사들이 베들레헴의 아기 앞에 무릎을 꿇을 수 있었던 까닭은 그럴 수 있는 용기를 가졌기 때문”이라며 “그들은 작고 가난하며 연약한 아기에게서 신의 영광을 찾아냈다”고 약자를 향한 애정과 관심을 거듭 촉구했다. 교황은 이날 신자들에게 자비의 성상을 배포하면서도 “여러분에게 작은 선물을 주고 싶다. 비록 낙타는 없지만 이 책자가 선물이다”면서 “올 한해는 정의와 용서, 무엇보다 자비의 해가 되길 바란다.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2013년 즉위 이래 한결같이 ‘가난한 자를 위한 가난한 교회’를 강조해왔다. 이를 위해 바티칸 주변에 거주하는 노숙인들을 위해 샤워 시설을 만들었고, 난민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거나 미사에 초대하는 활동을 이어 왔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도 예수 역시 주변부 출신이었던 점을 강조하며 교회가 부와 성취에 갇혀 있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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