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국(DNI) 등 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돕기 위해 대선개입을 직접 지시했다고 분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6일 미 의회에 제출된 미 정보기관의 기밀해제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확인됐다.
미 정보당국은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목표는 미국의 민주화 과정에 대한 대중의 믿음을 훼손하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헐뜯고, 그녀의 선출 가능성과 잠재적 대통령직을 손상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분명한 선호를 드러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정보당국은 “우리는 또한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가 공공연하게 푸틴 대통령에게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온 클린턴의 신뢰도를 떨어뜨림으로써 트럼프 당선인의 당선을 돕기를 열망했다고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2011년 러시아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터진 이후 클린턴 국무장관이 자신을 강하게 비난한 것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원한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선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친 러시아 성향을 가진 것”으로 파악했으며,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와의 협력 정책을 표방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정보기관의 분석 결과를 상세하게 담았으나 러시아의 범행을 뒷받침할 증거 자료는 보안을 이유로 거의 제시하지 않았다.
정보당국은 “기밀해제 문서에는 구체적인 정보와 출처, 방법을 포함한 전체 지원 정보를 포함하지 않는다”며 “기밀문서에는 모든 게 담겨 있다”고 말했다.
미 언론은 정보당국의 이번 기밀해제 보고서에 대해 자국의 이익에 더 우호적인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기민한 판단을 내린 러시아의 참모습을 미국민에게 보여주는 데 목적을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정보당국 수장들과 만남을 갖고 러시아 해킹 의혹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그는 만남 직후 내놓은 성명에서 러시아 및 다른 적성국가의 해킹 시도를 인정하면서도 미국 대선 결과는 해킹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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