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잠룡 주도권 경쟁 가열
安측 “설 이전에 해야 한다 판단”
孫 “경계심 표출 아니냐”
안희정 충남지사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손 전 대표가 추진 중인 ‘국민주권개혁회의’가 오는 22일 출범을 예고한 가운데 공교롭게 안 지사도 이날 대선 출마 선언을 한다고 밝혀 대권 이벤트 일정까지 묘하게 겹치는 모습이다. 야권 잠룡들 간 설 민심 잡기 주도권 경쟁에도 한층 불이 붙을 전망이다.
안 지사의 대변인 격인 박수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2일 안 지사의 공식 출마 선언 일정을 밝히며 “설(28일) 이전에 해야 한다는 현실적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손 전 대표의 정치결사체 출정식과 겹친다는 질문에는 “안희정은 안희정”이라며 손 전 대표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안 지사가 손 전 대표의 정계은퇴를 요구하며 저격수로 나선 데 대해서도 정당 정치의 원칙과 소신을 밝히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박 전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도 20세기의 낡은 질서를 따라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손 전 대표에게 한 만큼) 똑 같은 수준으로 말씀 드리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안 지사는 이날 강원 춘천을 방문해 ‘강원도 판 개성공단’인 평화통일 경제특별구역 설치, 동해 남북공동어로,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선수단 초청 등 사실상의 남북관계 대선 공약인 ‘강원평화 선언’을 발표했다. 안 지사는 8일엔 광주를 방문하는 등 정책 선언 시리즈로 대권 행보를 본격화 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손 전 대표 측은 불쾌해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손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손학규의 역할이 두려워서 경계심을 표출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젊은 정치인이 인기를 얻고 싶어서 튀는 발언을 하는 거 아니겠냐”며 안 지사의 발언을 정치공세로 일축했다. 그는 “우리 정치는 경험과 지혜가 합쳐진 경륜이 필요하다”고 우회적으로 안 지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강윤주기자 kkang@hna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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