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차우찬/사진=임민환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소원이요? 당연히 LG 우승이죠."
이제는 'LG맨'이다. 차우찬(30·LG)이 새 유니폼을 입고 LG의 우승을 향해 뛴다.
차우찬은 지난 달 LG와 계약기간 4년, 총액 95억원(계약금 55억·연봉 10억원)에 FA(프리 에이전트) 계약을 해 역대 FA 최고액 투수가 됐다. 2006년 2차 1라운드 7순위로 입단해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해온 그에겐 새로운 도전이자 전환점이다.
올 겨울 인정받은 '선수 차우찬'의 가치를 성적으로 다시 한 번 보여줘야 한다. 지난 연말 잠실구장에서 본지와 단독으로 만난 차우찬은 "기대를 많이 받고 왔다"며 "거기에 맞게 내가 잘하겠다"며 굳은 각오를 전했다.
-예전과는 다른 관심을 받고 시작하는 한 해다.
"책임감이 많이 생긴 것 같다. 돈도 많이 받았고, 새 팀에 오게 됐고. 잘 해야 하니까. 부담감보다는 내가 와서 팀도 더 강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이 났으면 하는 바람이니까 그런 책임감이 있다."
-FA 최고 몸값 투수가 됐다. '차우찬 영입전쟁'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잘못 알려진 게 있다. 사실 '경쟁'은 없었다. 나는 조건을 양 팀(삼성-LG)에 이야기한 적도 없고, 저울질 한 적도 없다. 첫 번째는 무조건 해외를 보고 있었기 때문에 줄다리기를 한 것도 없었다. 대신에 양 팀에 해외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다는 걸 이야기하면서 연락을 주고 받았다. '돈이 적어서 안 간다, 뭐가 안 맞는다' 이런 건 없었다. 너무 오해가 많아 그런 건 사실 좀 알리고 싶었다."
-돈에 관한 이야기나 삼성과의 불화설이 나오기도 했다.
"첫 번째 조건이 정말 돈이 아니었다. LG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셨고, 삼성도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셨다. 결국 돈 때문이었다면 정말 빨리 끝났을 것이다. 삼성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불화설도 아니었고, 처음부터 환경에 변화를 주고 싶었던 게 컸고 그래서 외국을 나가고 싶었던 것이다."
-환경 변화를 주고 싶던 이유는.
"삼성에 11년간 있으면서 성실하게 했던 것 같고, 후회 없이 열심히 했다. 좋은 시절도 보냈고, 힘들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런 걸 다 겪었기 때문에 다른 걸 경험해보고 싶었다. 배신이라고 하긴 좀 그런데 스스로 한 번은 결단을 내리고 싶었다. 삼성에 있었다면 정말 편하고, 좋은 것밖에 없었을 거다. 결정을 하고 나와 보니 다시 새로운 마음도 들고, 적응해야 할 것도 있고. 얻는 것도 있고, 잃는 것도 있는 것 같다."
-함께 FA 시장에 나온 김광현(SK), 양현종(KIA)보다 큰 계약을 맺었다.
"하나는 확실하다. 성적에 비해서는 정말 많은 대우를 받았다. 그런 부분에서 감사하기도 하고, 워낙 좋은 선수들 위에 내 이름이 있다는 게 부끄럽긴 하다. 이제 그런 건 다 잊어 버리고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해외도전은 이루지 못했다.
"가보고 싶었는데 조건도 안 맞았다. 높게 잡은 게 아닌데 그것조차도 안 됐다. 김현수(볼티모어)나 강정호(피츠버그)에게도 많이 물어봤는데 '이렇게 오는 건 아니다'란 이야기를 해주더라."
-해외 무대에는 대우를 잘 받고 가야 안정적인 시작이 가능하다고들 하던데.
"좋은 대우를 원한 건 아니지만 최소한의 도전을 할 수 있는 그런 걸 원했는데 잘 안됐다. 시간을 더 길게 끌었다면 모르겠다. 1월까지 끌고 가면 조금 더 좋아질 수 있었겠지만 내가 생각했을 때는 남는 게 맞는 거 같더라. 4년 열심히 하고 다시 도전하는 게 맞는 것 같았다."
-프로 입단 동기 중 류현진(LA 다저스) 강정호 김현수 등 유독 해외파가 많다. 자극도 많이 받을 것 같은데.
"자극을 받을 게 없는 게 열심히 안 해서 이러고 있는 게 아니라 열심히 하는데 내 실력이 여기까지인 것이다. 그 친구들은 한국을 벗어날 만큼 뛰어난 선수들인 것이고. 그 차이다. 나도 내 갈 길을 가고 있고,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친구들을 보면 오히려 존경스럽다. 정호도, 현수도 옆에서 보면 참 열심히 한다. '잘 하는 이유가 있구나' 싶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도움이 된다. 정호는 아프기도 했고, 현수도 (메이저리그) 처음에 힘든 시절도 있었고 그런 걸 듣다 보니 내가 몰랐던 것도 알게 됐고."
-차우찬이 오면서 LG가 허프-소사-류제국과 함께 두산의 '판타스틱 4(니퍼트-보우덴-장원준-유희관)'에 못지 않은 최강 선발진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두의 바람이다.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내가 준비를 잘 해야 하고."
-그만큼 기대를 받는다는 게 선수로서도 의미 있지 않나.
"내가 보여드린 것보다 기대치가 높아 참 감사한 일이다. 이제 12년차인데 아직도 성장세로 봐주시니까 감사한 일이고. 거기에 맞게 내가 잘했으면 좋겠다."
-친정팀 삼성에서 가장 경계되는 타자는.
"워낙 잘 알고 하다 보니 더 까다로울 것 같다. 생각이 많아질 것 같다. 일정을 보니 LG의 홈 개막전(4월4일) 상대가 삼성이더라. 잘 하면 재미있는 그림이 나올 것 같다. 시즌이 길기 때문에 1년을 보고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초반부터 오버 페이스를 하는 것보다 하던 대로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시즌 후반에 올라오는 스타일인데 초반에도 잘 준비해야 한다."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출전을 앞두고 있다. 국가대표 데뷔가 2013 WBC였다.
"맞다. 한 타자 상대하고 내려왔다. 잊을 수가 없다.(웃음) 그 선수가 이번에 KIA에 왔더라.(차우찬은 2013 WBC 네덜란드전에서 첫 타자 버나디나에게 2루타를 맞고 강판됐다)"
-이후 계속해서 태극마크를 달고 있다.
"이번까지 4회 연속 뽑혔다. 대회에 나갈 때도 성적이 좋은 건 아니었는데 활용도 면에서 코칭스태프가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처음 WBC에 갔을 때는 선수들이 너무 많이 아파 대체로 뽑혔고, 당시 나도 훈련을 갔을 때 아팠다. 몸 상태가 별로 안 좋아 준비를 잘 못 한 게 후회되더라. 그 이후로는 대표팀을 갈 때 잘 준비를 해서 가려고 한다."
-이번 대표팀은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많다.
"그래도 똘똘 뭉쳐 하지 않을까. 한국 선수들은 그게 강한 것 같다. 애국심도 강한 것 같고, 어떻게든 지지 않으려고 하니 국제 대회 성적도 좋은 것 같다."
-FA로 좋은 계약을 맺었고, 단골 국가대표 선수도 됐다. 차우찬의 야구 인생은 얼마나 이뤄졌다고 보나.
"처음에 프로에 올 때는 돈도 생각했던 것 같다. '돈도 벌어야지, 효도해야지' 했다. 그런 건 분에 넘치게 얻은 것 같다. 이제는 LG에서 우승도 했으면 좋겠다. 삼성에서는 후회 없이 열심히 했다. 앞으로 LG에서도 4년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이후에 해외를 나간다면 생각했던 것은 다 이루지 않을까. 간다고 끝은 아니지만. 또 새 출발을 하고 싶다."
-선수 차우찬은 어떤 투수인가.
"특출하진 않지만 자리는 지켜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특출하진 않다는 건 성적으로든 뭐든 보여진다. 하지만 중요할 때 한 번씩 잘 해준다. 돌이켜 보면 그런 것 같다. 항상 준비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잘하든 못하든."
-성실한 선수라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그런 걸로 좋은 계약을 한 것 같다. 한두 해 성적도 아니고, 통산 성적도 아니고 그런 게 많이 비춰져 앞으로를 더 좋게 보신 것 같다."
-2017년 세 가지 소원을 꼽는다면.
"첫 번째는 당연히 LG 우승이다. 개인적으로는 15승을 한 번도 못해봤는데 이적 첫 해에 하면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은 건강이다. 진짜 무엇보다 건강했으면 좋겠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성실한 선수, 그것이면 충분한 것 같다.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 그런 건 내가 말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주변에서 인정을 해줘야 하는 것이고, 그런 모습으로 남으려면 정말 변하지 않고 잘 해야 한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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