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교부가 5일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불러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대한 잇단 보복조치에 공식 항의했다. 지난해 7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대사 초치 사실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조준혁 대변인은 “사드 배치는 주권적이고 자위적인 방어조치”라며 “우리 정부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전날 왕이(王毅) 외교부장을 비롯한 중국 고위관료들은 베이징에서 송영길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단과 만나 사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한한령(限韓令ㆍ한류 금지조치)을 비롯한 각종 제재조치가 사드 배치에 따른 것이라고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2일 “중국을 상대로 필요한 대응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외교부는 이날 대사 초치를 비공개로 진행할 만큼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기색이 역력해, 추가적인 대중 강경책을 내놓을지는 불투명하다.
앞서 지난달 26일 천하이(陳海) 중국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이 방한해 사드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명하고 다닐 당시, 우리 외교부 고위 관계자와 면담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사드를 빌미로 지난해 7월 이후 김장수 주중대사의 면담요구에 응하지 않는 등 공식 외교채널을 차단한 상황에서, 이번에는 우리 측이 접촉 기회를 걷어찬 셈이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 측이 불과 열흘 전에 연락을 해와 일정상 촉박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의원 7명은 방중 이틀째인 이날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해 사드를 비롯한 양국의 현안을 논의했다. 이번 의원외교에 대해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역대 의원들이 만난 중국 인사 중 가장 고위급”이라고 말했으나, 유승민 개혁보수신당 의원은 “위험한 매국행위”라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트위터에 “단세포, 록히드마틴 대변인 같다”고 반박하는 글을 올리고 유 의원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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