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단 방중 놓고 공방 격화
국민의당도 “의미 없는 방문”
더불어민주당 의원 7인의 이른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방중’을 놓고 5일 정치권의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가칭)은 “굴욕적 외교ㆍ매국행위”라며 두 당으로 갈라선 이후 처음으로 한 목소리를 냈고 야권 성향인 국민의당도 “의미 없는 방중”이라며 깎아 내렸다. 이에 민주당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을 만난 사실을 부각시키며 “김장수 주중 대사가 할 일을 하는데 잘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송영길 의원 등 민주당 의원 7명이 어제 중국을 방문해 사드 배치와 관련해 낯뜨거운 저자세 외교를 했다”며 “사대주의 논란을 넘어 한 나라의 국가 안보를 돈과 흥정하는 어처구니 없는 굴욕외교”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정병국 신당 창당추진위원장도 회의에서 “중국이 경제를 무기로 한국 안보를 압박하면 우리나라가 굴복한다는 그릇된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다”며 “시기적으로나 내용면으로나 신중치 못했다”고 비판했다. 대표적 사드 찬성론자인 유승민 의원은 회의 공개발언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중국이 우리를 능멸하도록 민주당 의원들이 굴욕 외교를 자처하고 있다”며 “이런 세력들에게 앞으로 국가 안보를 맡겨선 안 된다는 생각이 확실하다”고 성토했다. 지난달 27일 공개 결별 이후 정치개혁과 재벌개혁 등에서 노선 차이를 보여온 두 당이 안보 이슈에서만큼은 확실하게 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국민의당도 민주당을 향해 “사드 당론부터 정하라”고 압박했다. 고연호 국민의당 수석대변인 직무대행은 브리핑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의미 없는 방중을 할 게 아니라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지 찬성하는지 당론부터 정하라”고 지적했다.
3당의 성토에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상적 의원외교임을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야당의 고위급 인사들이 의원외교를 끌어주는 것은 잘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왕이 부장이 김장수 대사를 안 만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정부가 하지 못하는 일을 야당이 하는데 잘한다고 하지는 못할 망정 사대주의라고 하는가”라고 반박했다.
송영길 의원은 트위터 계정에 ‘사드 방중’을 비판한 유승민 의원을 향해 “박근혜, 황교안의 무능외교로 무너져가는 한중 경제문화교류 복원을 위해 방중한 민주당 의원들에게 매국행위라니…”라며 “사드 3개 추가 설치 주장을 한 유 의원은 대선주자급이 아니라 어버이연합 수준, 록히드마틴(미국 최대 방산업체) 대변인 같다”는 글을 남겼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