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BP 발주 해양플랜트
국내 조선사 18개월 만에 처음
3조 규모 FLNG 계약도 눈앞
삼성중공업이 1조5,000억원 규모의 대형 해양플랜트 건조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조선업계의 새해 첫 수주 실적을 올렸다. 국내 조선사가 해양플랜트 수주 계약을 따낸 것은 2015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삼성중공업은 영국계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발주한 ‘매드독 Ⅱ 프로젝트’의 부유식 해양 생산설비(FPU)를 1조5,000억원에 수주했다고 5일 밝혔다.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FPU는 하루 원유 11만 배럴과 2,500만 세제곱피트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대형 설비로, 자체 무게만 5만8,000여톤에 달한다. 이 설비는 미국 뉴올리언즈 남쪽 300㎞ 해상 ‘매드독 유전’의 2단계 개발 사업에 2020년 8월까지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저유가로 1년6개월간 전세계 발주가 한 건도 없었던 해양플랜트를 국내 조선업체가 다시 수주해 일감으로 확보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대를 회복한 만큼 향후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탈리아 석유회사 ENI가 발주하는 모잠비크 코랄 프로젝트의 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생산ㆍ저장ㆍ하역 설비(FLNG) 계약 체결도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프랑스 테크닙, 일본 JGC 등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이 프로젝트에서 삼성중공업의 수주 규모는 25억달러(약 3조원)에 달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그 동안 대형 FPU를 건조하며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며 “입찰 초기부터 원가와 계약구조 등 각종 위험 요소를 철저히 검증한 만큼 수익성도 최대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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