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이 겨울철 실내 스포츠 양대 산맥인 프로배구와 프로농구의 인기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순실 사건이 집중 보도된 이후 경기 중계 시청률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5일 한국배구연맹(KOVO) 등에 따르면 2015∼16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경기 평균 TV 시청률은 1.07%(닐슨코리아 유료 가구 기준)으로 조사됐다. 1라운드 평균 TV 시청률은 0.80%였으나 2라운드 1.0%, 3라운드 1.10%, 4라운드 1.18%, 5라운드 1.26%, 6라운드 1.08%로 1%대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2016~17 시즌 남자부 경기 평균 TV 시청률은 1라운드 0.69%, 2라운드 0.77%, 3라운드 0.80%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3% 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남자부의 경우 올 시즌 처음 도입한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공개선발)으로 각 팀간 전력이 평준화되면서 여느 해보다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벌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TV 시청률이 크게 하락한 가장 큰 이유로 한국배구연맹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원인으로 꼽았다. 평소 2~3%대의 시청률을 보이던 종합편성 방송인 JTBC 뉴스룸이 지난해 10월 말 ‘최순실의 태블릿PC’ 내용을 보도한 이후 10%대까지 시청률이 치솟으면서 같은 시간대에 중계하는 남자 배구 경기 시청률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실제 평일 오후 5시에 경기가 시작해 뉴스 방송 시간대와 겹치지 않는 여자부는 올 시즌 1라운드 0.56%, 2라운드 0.71%, 3라운드 0.71%로 지난 시즌 1라운드 0.61%, 2라운드 0.72%, 3라운드 0.67%와 비슷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뉴스 시간대에 생중계 되는 남자 프로농구 역시 지난 시즌 평균 0.3% 가량의 TV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소폭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배구연맹 관계자는 “공중파 뉴스 시청률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이전과 이후 크게 변동이 없어 결국 케이블 방송 시청자들 중 상당수가 종합편성 방송 뉴스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경기장 입장 유료 관객들을 보더라도 지난 시즌보다 올 시즌 관객수가 오히려 소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배구 인기 자체가 떨어졌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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