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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 인터뷰] 배구협회 내홍, 서병문 "잘잘못 밝혀야" vs 홍병익 "배구인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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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 인터뷰] 배구협회 내홍, 서병문 "잘잘못 밝혀야" vs 홍병익 "배구인의 뜻"

입력
2017.01.0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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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대한배구협회가 심각한 내홍에 휩싸였다. 새해를 맞이하기 직전인 지난달 29일 대한배구협회 산하 각 지역 협회와 연맹 회장단 16명은 임시 대의원 총회를 열고 서병문(73) 회장을 포함한 집행부 전원에 대한 불신임 안건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서 회장은 즉각 반발하며 변호사를 선임하고 본격 대응에 나섰다.

▲서병문 대한배구협회 회장. /사진=연합뉴스

협회 측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에 힘을 실었다. 협회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협회의 입장이 비대위의 입장"이라고 분명히 하며 "규정에 따라 진행했다. 대한체육회에서 승인한 임시 대의원 총회를 개최해 (참석한) 임원 전체가 불신임했다"고 밝혔다.

기업•정당인 출신으로 지난해 8월 10일 대한배구협회장에 당선된 뒤 불과 약 5개월 만에 탄핵의 대상이 된 서 회장은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하고 있다. 인정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반면 홍병익 비대위원장(제주도배구협회장)은 "절차상 문제가 없고 대다수 배구인의 뜻"이라고 맞섰다. 본지와 각각 인터뷰를 한 서 회장과 홍 위원장의 주장을 쟁점별로 정리했다.

◇대의원 자격 미달 논란

이번 투표에 참가한 임원들 중 김광수 중고배구연맹 회장이 지난해 10월21일 개최된 중고연맹 정기이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해 대의원 자격 논란이 불거졌다. 협회 정관상 임원 해임은 재적 인원(23명) '3분의 2'(16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므로 1명이 빠져도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

=서 회장 "(불신임 가결은) 말도 안 되는 얘기다. 부정한 사람을 넣어 가결시켰다. 그 자체가 부결된 사안이다. (투표에 참여한) 16명 중 1명이 자격 없는 사람이다. 전혀 인정할 수 없는 문제다. 지난 2일 변호사를 선임했고 가처분 신청을 진행할 것이다."

=홍 위원장 "중고연맹 회의록에 김광수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다고 나와 있다. 단, 이후 집행부가 들어설 때까지는 그에 대한 업무는 현 집행부에서 한다는 내용이 배구협회에 보고된 총회 회의록에 나와 있다. 자격이 없다는 것은 맞는 말이 아니다. 큰 문제가 없다."

◇인적 쇄신 실패

=서 회장 "회장이 되고 배구인 100여 명을 만났다. 서로 흠집이 있고 서로 욕을 하니 심지어는 다른 스포츠계의 사람을 써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인사라는 것에는 100% 만족이 없다. 그동안 협회에는 이사ㆍ부회장 등 이름만 걸어놓았지 일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래서 집행부는 일할 수 있는 사람들만 뽑아서 했다. 그마저도 마음에 안 드니까 트집을 잡고 해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

=홍 위원장 "대의원들의 요구사항은 배구협회의 역대 임원 인사가 잘못 됐으니까 쇄신해야 하니 학연ㆍ지연을 배제하고 쓸 만한 사람을 쓰라는 것이었다. 누구라고 얘기도 안 했다. 집행부 구성은 회장에게 일임하겠지만 보고해서 허락을 받으라고 했다. 정관상 이사를 선임할 때는 대의원한테 (허락을) 받게 돼 있다. 그런데 약속해 놓고 지키지 않은 채 대한체육회로 올렸다. 문제가 된 임원들만 거의 임명됐다. 몇몇 사람은 배구계에 다니지도 못하게 하자던 사람들이다. 배구인들의 말을 들어야 했다."

▲ 홍병익 비대위원장/사진=대한배구협회 제공

◇공탁금 등 재정 문제

=서 회장 "공탁금 5,000만원은 선거가 끝나면 법적으로 돌려주게 돼 있다. 정식 임기는 1월1일부터다. 그 전에는 전임 회장의 사업계획대로 한다. 1일부터 정식으로 임기가 시작되는 때에 맞춰 출연금을 내는 것이다. 법인 돈의 경우 지출 근거가 있어야 한다. 아무 근거 없이 계속 지출되고 했기 때문에 모든 돈에 근거를 다 만들어 지출해야 한다고 했다. 근거를 만들어놓고 1일부터 진행하려고 했는데 불행한 일이 생겼다."

=홍 위원장 "협회가 건물을 사는 바람에 재정이 아주 안 좋다. 9~10월이 되면 직원 봉급을 걱정할 정도다. 물론 (공탁금은) 법적으로는 찾아가게 돼 있다. 그러나 관례상 공탁금 같은 것은 회장이 기부금으로 처리하는 게 대부분이다. 나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한다. 공약에 내건 재정 지원도 없었다. 각 지역 가맹단체의 행정보조비가 15년 전부터 연 400만원 나간다. 농구나 핸드볼 등 다른 협회는 거의 연 1,000만원이다. 배구가 너무 작으니까 현실에 맞게 인상하겠다고 해놓고 막상 회장이 되니 보조비를 못 준다고 했다. 10원도 못 받았다. 배구 원로들이 협회에 방문하면 간단하게 점심식사 정도는 협회 돈으로 했다. 그런 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해 배구인들과 갈등이 심했다."

◇당선 5개월만의 탄핵

=서 회장 "그 동안 일을 아무 것도 못했다. 이제 시작하려고 하는데 '불신임이다' 이렇게 하는 것은 비정상이라고 본다. 궁여지책으로 대의원들을 만나 봉합한다고 자꾸 설득하면 이런 비리가 계속 터질 것이다. 어느 회장이 와도 똑같다. 잘잘못을 확실히 가려놓고 하는 것이 배구협회에 좋다고 생각했다. 이런 일로 운동하는 젊은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 가장 가슴이 아프다. 그동안 계속 이랬다. 끝까지 법적 소송을 해 잘잘못을 밝혀야 미래가 있다."

=홍 위원장 "5개월이면 거의 1년의 반이다. 회장은 협회의 100년사 발간 행사에 안 왔고 기부도 안 했다. 우리가 큰 집이라고 하지만 한국배구연맹(KOVO)에 찾아가 고생 많다고 인사라도 하는 게 예의인데 거기도 한 번 안 갔다. 우리들이 보기에는 뜻이 없다. 공약을 9건 했는데 한 번도 하려는 의지를 못 봤다. 배구 원로 모임인 대한배우회라고 있다. 원로들의 의견이 도무지 대화가 안 된다고 한다. 전부 배척했다. 불통이다. 투표에 참가한 대의원만이 그렇다고 하면 또 모르겠다. 배우회나 원로회나 이런 분들이 더 아니라고 나온다. 투표에서 16-0이 나왔다. 이게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가. 솔직히 나도 가결될지 몰랐다."

◇끊임없는 내홍, 해법은

이런 불미스러운 사태가 반복될수록 결국 손해는 배구계의 몫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배구계 원로는 해법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참신한 인물론을 제시했다. 이 원로는 "지금 이 사태가 쉽게 해결될 것 같진 않다"고 어렵게 말문을 열며 "탄핵하고 하는 것이 대다수의 목소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은 한다. 어차피 이렇게 된 것, 이 참에 배구인들이 대동단결해 위기를 잘 극복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제 시대에 편승하는 사람은 손을 떼고 참신한 사람을 집행부로 한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혁신밖에 더 있겠나. 그걸 할 수 있는 분이라면 정말 배구인들이 회장을 추대하는 형식으로라도 의견을 맞춰 큰 인물을 모셔올 필요가 있다. 그런 분 밑에서 모든 배구인들이 대동단결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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