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개통하는 서울~강릉 고속철도가 ‘반쪽효과’ 논란에 휩싸였다. 국토교통부가 서울 중랑구 상봉역에서 출발하는 강릉행 노선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광객 유입 효과 반감 등을 우려한 강릉시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최명희 시장을 비롯한 강릉시 사회단체장은 5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역사회와 아무런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검토된 상봉역 출발 노선은 수요 부족으로 양양국제공항처럼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강릉시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국토교통부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기간(2월9~25일) 강릉행 KTX를 하루 51차례 운영한다. 청량리역 출발이 하루 20차례, 인천공항과 상봉역 출발이 각각 16, 15차례다. 당초 계획은 청량리역에서 하루 35차례 출발하는 것이었다. 고속철도 증편으로 서울 지하철과 경부ㆍ중앙선 운행에 방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는 게 정부가 상봉역발 강릉행 열차를 들고 나온 이유다. 더구나 일각에선 평창올림픽 이후에는 모든 강릉행 KTX열차가 상봉역에서 출발할 것이란 관측마저 나온다.
이에 대해 최 시장은 “상봉역의 경우 서울 지하철과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연계성이 좋지 않아 고속철도 개통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에서 강릉, 평창 올림픽 경기장과 주요 관광지로 향하는 접근성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얘기다. 현재 상봉역에는 서울 지하철 9개 노선 가운데 7호선과 경의중앙선 만이 정차하고 있다. 서울 주요 지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상봉역까지 가려면 최소 50분 이상이 걸린다.
최 시장은 “상봉역 출발 노선은 이용객 편의와 수요확보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공급자적 발상”이라며 “청량리역에서 출발키로 한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고, 올림픽 이후에도 운행횟수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국토교통부에 촉구했다.
국토교통부는 한편 국민 편의를 위해 일부 열차만 상봉역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모든 KTX노선이 상봉역에서 출발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