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곧 두 자릿수를 기록하던 수입차 판매량 증가율이 지난해 7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디젤게이트 여파로 폭스바겐과 아우디 판매가 줄어든 탓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신형 E클래스 출시에 힘입어 2003년 한국법인 설립 후 처음으로 수입차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전월보다 3.9% 증가한 2만117대로 집계됐다. 2016년 한 해 동안 총 판매는 22만5,279대로, 전년(24만3,900대) 대비 7.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판매가 감소한 것은 2009년 이후 7년 만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외환위기를 겪은 1997, 1998년을 제외하고는 지난 20년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해왔다.
지난해 판매량 1위 브랜드는 전년 대비 19.9% 증가한 메르세데스 벤츠가 차지했다. 벤츠는 5만6,343대를 판매해 시장 내 점유율 25.0%를 기록했다. 이어 BMW가 4만8,459대를 판매해 2위에 올랐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인증 취소와 판매 정지 등 영향으로 각각 1만6,718대, 1만3,178대를 파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48.6%, 63.2% 줄어든 수치다.
디젤게이트 사태는 전반적인 수입 디젤차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판매된 수입 디젤차는 총 13만2,279대로, 전년 대비 21.2% 감소했다. 반면 가솔린 차량의 경우 16.1% 늘어난 7만6,284대가 팔렸다.
지난해 수입 베스트셀링 차량은 BMW 520d(7,910대)였다. 이어 메르세데스 벤츠 E 300(6,169대), 렉서스 ES300h(6,112대)가 순이었다. 2015년 베스트셀링 카였던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은 7위로 주저앉았다.
윤대성 KAIDA 전무는 “2016년 수입차 시장은 폭스바겐 사태로 인한 디젤차의 판매 부진과 일부 모델의 인증 취소에 따른 판매 중단으로 인해 2015년 대비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김훈기 기자 hoon149@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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