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주일 미국대사에 금융사업가 출신이자 측근인 윌리엄 해거티를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언론이 5일 일제히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복수의 미ㆍ일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해거티를 기용하기로 했으며, 이는 일본 정부에도 전달됐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트럼프의 대선 캠프에 합류한 해거티는 현재 정권 인수위원회에서 주요 인선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해거티는 금융회사 '트라이던트 캐피털'에서 경력을 쌓은 뒤 사모투자회사인 '해거티 피터슨'을 공동업한 성공한 기업인이다. 보스턴컨설팅 그룹에서 일하던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3년간 도쿄에 머문 경험이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해거티가 주일 대사를 희망했고 트럼프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금융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란 평가가 나오지만 해거티는 공화당 주류 인사들과도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그는 조지 H.W 부시 정권에서 백악관 정책 고문직을 맡았다. 그는 통상, 재정, 통신, 방위 등 폭넓은 분야의 정책 입안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 밋 롬니의 선거 캠프에서도 일했다.
NHK는 해거티를 지일파로 소개했지만, 니혼게이자이는 그의 기용을 두고 “논공행상의 색채가 짙다”면서 “일본 근무경험이 있다고는 하지만 지일파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외교수완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중국과의 대응은 물론이고 북핵 문제 등 동북아시아 안보환경이 급변하는데다가, 미·일 동맹에도 과제가 많은 현재의 상황에서 다소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주중 미국대사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인연이 깊은 테리 브랜스테드 아이오와 주지사를 지명했다.
한편 해거티가 상원 인준을 거쳐 대사에 공식 임명되면 캐럴라인 케네디 현 미국대사는 버락 오바마 정권 퇴임과 함께 교체될 전망이다.
정지용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