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이 민영화 이후 첫 행장을 우리은행 출신의 전ㆍ현직 인사 가운데서 뽑기로 했다. 이로써 차기 행장을 둘러싼 경쟁은 이광구 현 행장 대(對) 전ㆍ현직 임원 구도로 될 전망이다.
우리은행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들은 4일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차기 행장 선임 원칙을 공개했다. 노성태 이사회 의장(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은 “우리은행의 경영이 개선됐고 은행이 비상상황이 아닌 것을 고려하면 외부에서 공모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 응모 요건은 최근 5년 간(2012년 이후) ▦우리은행 부행장 이상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이상 ▦우리은행 계열사 대표이사 등을 지낸 사람이다.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대상자는 70~80명으로 추정된다.
외부 인사가 배제되면서 이광구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도전자들도 만만치 않다. 특히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중 상업 출신이 두 번 연속(이순우ㆍ이광구 행장) 행장을 맡은 만큼 이번엔 한일 출신이 기회를 얻지 않겠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한일 출신 후보군으로는 이동건 우리은행 영업지원그룹장을 비롯해서 김승규 전 우리금융 부사장, 정화영 중국우리은행법인장, 윤상구 전 우리금융 전무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상업 출신으론 남기명 우리은행 국내그룹장 등이 거론된다. 이와 관련, 사외이사인 박상용 연세대 명예교수는 “신임 행장을 뽑을 때는 한일-상업은행의 해묵은 갈등을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능력도 감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장 선임에서 출신은 고려요인에서 배제하겠다는 의미다.
이날 열린 우리은행 이사회에서 노성태 전 원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고, 차기 행장을 선임할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장에는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뽑혔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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