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광인 김영훈(46ㆍ자영업)씨는 내주 초 태국으로 골프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김씨는 “4일 꼬박 골프를 치면 싼 그린피 때문에 항공료는 쉽게 빠진다”며 “좋은 날씨에다 외국의 풍경과 음식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자주 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골프 하기 힘든 계절과 비싼 그린피, 어려운 부킹 등을 이유로 해외로 원정골프를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대한골프협회의 ‘한국골프지표’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해외 골프장에 간 사람은 113만명으로 7년 전 2007년의 57만명 보다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전체 해외골프 경험 인구는 골프 경험 인구 619만명 중 33.2%인 약 206만명으로 추산된다. 2014년 해외 골프 여행 목적지는 태국이 27.1%로 1위였고 필리핀(25.3%), 중국(19.0%), 일본(7.1%), 말레이시아(6.3%), 미국(3.0%), 베트남(2.6%), 호주(2.6%)가 뒤를 이었다.
해외 골프여행시 1인당 지출 비용은 평균 1회 190만원으로, 연간 지출된 총 비용은 3조21억원에 달한다. 반면 국내의 많은 골프장들은 운영이 어려워 도산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원정 골프 여행객을 국내로 유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골퍼들이 외국에 나가는 이유로 우선 꼽는 것은 계절적인 요인이다. 한여름과 겨울의 골프 하기 힘든 날씨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국내 골프장의 높은 비용이 원인이라는 이들이 많다. 한국의 평균 골프장 이용료는 중국의 4배, 미국의 2.5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등 골프 관련 단체들은 국내 골프장의 고비용 구조를 깨기 위해선 개별소비세를 포함해 차별적인 징벌적 중과세를 손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지나친 세금 때문에 가격을 낮게 유지할 수 없다”며 “결국 골프이용객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손 놓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울상이다.
국내 골프장의 높은 그린피뿐만 아니라 8만∼10만원인 전동카트 이용료, 12만원 내외인 캐디피 등도 큰 부담이다. 외국처럼 캐디 없이 칠 수 있거나 전동카트 운전과 클럽 제공만 해주는 ‘마샬캐디’ 제도 등을 적극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식음료 값과 단체 행사 시상품으로 사용되는 골프장 내 선물 가격 등도 시중보다 몇 배나 비싸다. 외적인 부수 비용에도 부담을 느끼는 골퍼들이 많아 개선책이 절실하다.
이성원 기자 sungwon@hankookilbo.com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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