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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 조호익 선생 후손, 영천장학회에 10억 기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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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 조호익 선생 후손, 영천장학회에 10억 기탁

입력
2017.01.0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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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손 3남매 “이름 밝히지 말아달라”

유배지에서도 후학 양성한 지산 선생 유지 받들어

10억 약속하고 지난해까지 8억… 상반기에 마저 출연

영천시 장학회 명예의 전당.
영천시 장학회 명예의 전당.

2020년 200억 원 기금조성 목표를 세운 경북 영천시장학회가 지난해 말 4년이나 빨리 달성한 데에는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지산 조호익 선생의 후손들의 숨은 공이 있었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경북 영천시에 따르면 지산 선생 15세손 3남매가 10억 원 기탁을 약속한 뒤 지난해 4월 5억 원, 12월 3억 원을 기부한 데 이어 올 상반기 중에 나머지 2억 원도 마저 내기로 했다. 지산 조호익(1545~1609)은 조선시대 문인이며 학자로, 임진왜란 때는 의병을 모집해 왜병을 무찌르기도 했다. 경상도사 최황에게 반항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귀양을 갔어도 후학을 양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조씨 3남매가 장학기금을 출연하게 된 데에는 이들의 맏누님 칠순 때 한 자리에 모여 “세상 떠나기 전 좋은 일을 하고 가자”고 뜻을 모은 것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2015년 10월 맏누님이 숨진 뒤 장학기금 출연에 나섰다.

조씨 남매들은 지산선생의 위패를 배향하는 도잠서원 인성교육관 건립에 쓰기로 하고 준비한 돈을 장학기금 출연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고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기탁 사실을 외부에 알리는 것을 꺼려해 영천시는 별도의 기탁식이나 구체적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김영석 이사장은 “장학기금 200억 조기달성의 기쁜 소식을 시민들과 함께 자축하고 앞으로 300억 원 모금에도 큰 자신감을 심어준 지산 조호익 선생 후손들에게 시민들과 함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천시는 지산 선생의 유지와 후손들의 정성을 기리기 위해 조호익 장학금을 신설하고 명예의 전당 등재와 함께 예우를 준비 중이다.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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