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50만마리 수입도 추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계란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정부가 4일부터 수입산 신선ㆍ가공란에 한시적으로 관세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대규모 살처분으로 생산기반이 무너진 산란계(알 낳는 닭)를 늘리기 위해 병아리 50만마리를 항공기로 수입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3일 국무회의에서 계란 수급과 가격 안정을 위해 신선란ㆍ계란액ㆍ계란가루 등 8개 수입 품목의 관세율을 오는 6월30일까지 0%로 낮추는 ‘할당관세’ 규정을 의결했다. 할당관세는 정책적 목적으로 특정 수입품의 일정 물량에 한시적으로 낮은 관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계란 관련 유통업체들은 관세율이 8∼30%에 달했던 신선란 등 8개 품목 9만8,000톤을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번 조치가 즉각 계란값을 떨어뜨릴지는 미지수다.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란은 항공편으로 수입하는데, 정부가 예고한대로 항공 운임의 50%를 지원한다 해도 현재 1개당 270원 수준인 국내 계란 소비자가격에 비하면 수입산이 가격 경쟁력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준원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내산 계란값이 더 폭등해 개당 300원이 넘으면 항공료를 감안해도 수입이 가능할 걸로 본다”고 말했다. 때문에 할당관세로 계란값이 떨어지기 보단, 개당 300원 이상 급등만 막는 수준의 고육책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또 식용 계란을 낳는 닭으로 자라는 ‘산란 실용계’ 병아리 50만마리도 항공편으로 수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항공비는 지원하되, 현재 8%인 실용계 수입 관세에도 할당관세를 적용할지는 검토 중이다. 다만 병아리를 수입해도 입식과 사육 기간 등을 감안하면 올 추석 이후에나 추가 계란 생산이 가능할 거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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