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굴포천 인근에서 청소용 마대에 담겨 숨진 채 발견된 여성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인천 삼산경찰서는 “여성 시신의 비장 내 일산화탄소 농도가 40%로 검출돼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감정 결과를 통보 받았다고 3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20%를 넘으면 혼수상태에 빠지고 25%가 넘으면 사망한다”며 “비장 내 일산화탄소 농도가 혈중 농도보다 조금 더 높게 나온다는 것을 감안해도 치사량을 넘는 수치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숨진 여성이 연탄이나 번개탄을 피울 때 발생하는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여성이 살해됐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다른 사람에 의해 시신이 유기됐을 가능성 등을 모두 열어둔 상태다.
여성 시신은 지난달 8일 부평구 갈산동 굴포천 인근에서 청소부에게 발견됐다.
40㎏짜리 마대에 담긴 시신의 두 팔과 다리는 몸통에 붙인 상태로 노끈에 묶여 있었다. 경추와 늑골은 골절된 상태였고 손 끝은 지문 채취를 못할 정도로 부패한 상태였다.
여성의 혈액형은 B형이었고 연령대는 30대 후반에서 40대 후반으로 추정됐다. 키는 150~155㎝에 몸무게는 50~60㎏ 정도로 통통한 체형이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발견 당시 줄무늬 티셔츠와 7부 바지를 입고 있었다.
경찰은 지난달 21일 국과수에서 시신의 골격을 토대로 복원한 몽타주가 담긴 제보용 전단을 전국 경찰서에 배포하고 공개수사에 들어갔으나 아직까지 진척이 없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전국에서 37, 38건의 제보와 실종 신고가 접수됐으나 유의미한 내용은 없었다”며 “타살과 자살 등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