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청 기술적 문제 복원 못해
목포시, 해안경관길 조성 요구
전남 목포 유달해수욕장 재개장을 위한 복원화사업이 기술적 한계에 부딪치면서 무산됐다. 10년 전 폐쇄된 유달해수욕장은 유달산과 삼학도와 함께 ‘목포 3대 명물’로 사랑을 받아왔기에 이번 재개장 무산 소식에 시민들은 크게 실망하고 있다.
목포지방해양수산청은 109억원을 들여 수중 방파제인 잠제(수중보 구조물)를 설치하고, 해안선을 정비해 올 여름에 다시 개장할 예정이었던 유달해수욕장 복원화 사업을 무기한 보류한다고 3일 밝혔다.
목포해수청은 지난 2015년 자연재해 예방과 연안기능 회복을 위해 추진한 연안정비사업일환으로 유달해수욕장 복원을 결정했다. 목포시도 유달해수욕장 복원을 통해 침체된 목포관광을 활성화하고, 목포의 명소로 만들겠다는 복안으로 계속 추진된 사업이다.
하지만 해양수산부는 2015년 착수한 용역의 설계과정에서 기술적 한계가 드러나면서 지난해 11월 최종 보류를 결정했다. 당시 목포대와 목포해양대, 한국관광공사 등 자문단이 참여한 용역 시뮬레이션 결과 유달해수욕장 위치는 항내의 잦은 선박 운항으로 발생하는 파도로 인해 해수욕장으로서 부적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모래 유실을 막기 위해 잠제를 설치할 경우 해수 유통에 문제가 발생해 오히려 갯벌화 등 주변 해양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결론도 제기됐다.
목포해수청 관계자는 “해수욕장 복원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목포만이 아닌 모든 지역의 공통점으로, 모래가 유입될 수 있는 요인이 없다는 점”이라며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했던 해남 오시아노 관광단지의 해수욕장도 수백억원을 들여 추진됐다가 무산된 경우로, 기술적 문제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으면 사실상 사업을 추진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목포시 관계자는 “유달해수욕장은 시민과 관광객들로부터 44년 동안 낭만이 깃들고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자리잡은 공간이었다”며 “이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해안테크 조성시설이라도 해 줬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목포해양대와 신안비치호텔 사이에 자리한 유달해수욕장은 길이 365m, 너비 20~40m 규모로, 1962년 개장한 이후 지역의 명소가 됐지만 모래가 유실되고 수심이 깊어지면서 해수욕장 기능을 잃게 되자 2005년 6월 개장 44년 만에 폐쇄했다. 현재 이 곳은 목포시가 유달유원지로 지정 관리하면서 수영을 금지하고 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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