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이 40여 명에 불과한 강원 화천군 간동고 학생들이 교육부가 추진 중인 소규모 학교 통폐합 반대 서명운동을 벌여 눈길을 끌고 있다.
간동고 학생동아리 ‘아고라’는 3일 지난 5개월 간 도내 고교생 3,170명의 사인을 받은 통폐합 반대 서명부를 강원교육청에 전달했다.
파로호 주변에 자리한 간동고는 지난해 ‘통폐합 대상에 올라 조만간 학교가 문을 닫을 것’이라는 소문에 시달렸다. 학생들은 전학을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학교 측은 소문이 확산돼 신입생 유치에 애를 먹었다. 간동고 학생들이 직접 학교를 지키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소규모 학교 통폐합 반대 서명에 들어간 이유다.
학생들은 이날 배포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의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으로 마을 공동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꼈다”며 서명운동을 나선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학교의 주인은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으로 소규모 학교 통폐합은 단순히 교육부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지역 실정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 기준과 인센티브를 적용해선 안 된다”고 교육부 정책을 비판했다.
강원교육청은 교육부가 추진 중인 적정규모 학교 육성 추진 권고기준을 적용하면, 도내 306개교가 통폐합 대상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도내 전체 학교의 절반 가까운 45.5%가 존폐 기로에 서는 셈이다. 이 같은 정부 학교 통폐합 정책에 대해 지난해 강원도 시장군수협의회를 비롯한 지역정가와 강원도 학교운영위원회 총연합회, 학부모 연합회 등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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